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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장이 뭐기에- 전강준(경제부장·부국장)

  • 기사입력 : 2019-03-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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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발조치 사례도 여러 가지다.

    지난 1월과 2월, 도내 모 지역에서 현 농협 조합장이 농가주부모임 회원 선진지 견학에 찬조금 명목으로 현금을 제공해 고발됐다. 또 다른 지역에는 입후보예정자가 조합원의 집 또는 농장을 찾아 선거운동성 발언과 수십만원 상당의 음료를 돌린 혐의로 고발됐다.

    이외에도 경로당을 돌아다니며 음식물을 제공하거나, 각종 경조사에 100여 차례 조합 경비로 조합장인 자신 명의 화환 제공, 조합원 수천명에게 불법선거운동 문자를 발송해 선거법에 걸렸다. 또 다른 지역은 현 조합장과 입후보자 간 그동안 투명하지 못한 조합운영 문제와 개인적인 실수 건수를 두고 상호 비난을 주고받는 등 지역민에게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는 13일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치러진다. 도내는 조합이 172곳이다. 농·축협이 136곳, 수협이 18곳, 산림조합이 18곳이다.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고발 사례와 상대 흠집내기 등은 여전하다. 지난 2015년 제1회 조합장 선거 때와는 달리 고발사례 건수는 상당수 줄어들었지만 선거법 위반 사례유형은 똑같다. 하지 말라는 것은 계속 하고 있다.

    그럼 조합장이 뭐기에 이렇게 요란할까.

    4년 임기에 임금은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억대를 넘는다. 돈도 돈이지만 조합장이 누릴 수 있는 권한은 실로 엄청나다. 조합의 금융기관 총괄, 인사권, 대출승인, 농작물 판매 여부 등 거의 한 지역의 농업을 좌지우지한다. 그래서 조합장 선거에 목숨을 건다. 선거인 수가 그리 많지 않아 선거운동을 잘만 하면 당선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점도 불법선거를 더욱 부추긴다.

    현재 도내를 비롯한 전국 선거인 수는 230만명 정도이다. 여기에 조합선거가 1344곳이니 평균적으로 계산하면 한 곳당 2000명 정도 관리를 하면 당선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당연 도내도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선거인 수 약 26만명에 조합 172곳이면 한 곳당 평균 1508명이다. 잘만 관리하면 좋은 결과를 볼 수 있다.

    결국 딱딱한 선거제도가 부정선거 양상에 한몫한다는 비난을 받게 됐다. 현 선거제도는 유권자나 후보자 모두 상호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다.

    선거운동은 배우자는 할 수 없고 본인만 할 수 있다. 전화 선거운동은 할 수 있지만 조합원 전화번호는 주지 않는다. 조합원을 잘 파악하고 있는 기존 조합장이나 조합 직원 말고는 전화번호를 알 수 없다. 또 후보자 간 토론도 없는 관계로 유권자는 후보자의 자질을 알 수 없고 홍보물이 모두다.

    후보자들은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다 보니 농업 관련 단체나 알고 있는 조합원의 집을 몰래 찾는 등 금품 제공이라는 불법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1회 선거 이후 선거운동이 너무 제한적이라며 위헌소원도 나왔지만 법 개정안 없이 이번 선거를 맞게 됐다.

    조합장 선거에 5당4락(5억 당선, 4억 탈락)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깜깜이 선거 속에 얼마 되지 않는 유권자를 구워삶아야 승산이 있다고 후보자는 보기 때문이다. 1주일 남은 선거기간 얼마나 불법이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이참에 고쳐야 할 선거법은 뜯어고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강준 (경제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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