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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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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73주년 특집- 확 달리진 NC] 공룡군단, ‘포수 왕국’ 구축… 올해 가을잔치 벌인다

이동욱 감독, 이호준·손민한 코치 등 코치진 물갈이
‘자율과 책임’ 속 스프링캠프… 실력 위주 엔트리 구성
양의지·베탄코트 등 포수 영입…마운드 보강 효과

  • 기사입력 : 2019-03-03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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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욕의 시간이 도래했다.

    NC 다이노스는 지난 시즌 58승 1무 85패 승률 0.406을 기록, 리그 최하위로 마무리했다. 지난 2013년 1군 무대에 뛰어든 이후 2014~2017년, 4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에 나서는 등 기성 구단에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지난해에는 주전 선수의 줄부상 등 연이은 악재에 시달리며 창단 이후 첫 꼴찌의 불명예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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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애리조나 투손에서 NC 다이노스 선수들이 훈련 시작에 앞서 몸을 풀고 있다./성승건 기자/

    투타 전반에 걸쳐 문제점이 드러났다.

    지난 시즌 NC는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린 투수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하는 등 선발투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7.01로 리그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 부문 1위 SK(17.70)보다 10 이상 낮은 수치다. 게다가 NC 선발진이 올 시즌 소화한 이닝은 704이닝으로, 9위 한화(723과 3분의 2이닝)에게도 한참 못 미쳤다.

    마운드 중심을 잡아줘야 할 외국인 투수 부진이 뼈아팠다. ‘파이어볼러’로 기대를 품었던 ‘타이완 특급’ 왕웨이중은 7승 10패, 평균자책점 4.26으로 부진했으며, 2선발 로건 베렛 또한 6승 10패, 5점대 평균자책점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선발진이 조기에 무너지면서 NC의 불펜 의존도는 자연스레 높아졌다. NC 불펜진은 2018시즌 560이닝을 소화하면서 최다 이닝 소화 불펜 1위를 기록했다. 2위 한화(550과 3분의 1이닝)보다 약 10이닝 많은 수치다. 지난 2016·2017년 2시즌 연속 WAR 리그 1위를 지키던 NC 불펜은 올 시즌 과부하에 시달리면서 리그 7위까지 수직 하락했다.

    ◆환골탈태= NC는 이번 시즌 성적 반등과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 전에 없던 변화를 택했다. 지난 시즌 김경문 초대 NC 감독과 작별하고 유영준 감독대행을 거쳐 ‘2대 선장’ 이동욱 감독을 선임한 것. 게다가 마운드 보강을 위해 손민한 수석코치와 이호준 타격코치 등 코치진에 새로운 피를 대거 수혈했다.

    뿐만 아니라 NC는 타자를 포함한 외국인 3인방을 모두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으며, 스토브리그에서도 FA 최대어 양의지를 영입하는 등 선수단 구성에도 커다란 변화를 줬다.

    새로운 시즌을 위한 패를 모두 마련한 NC는 지난 1월 30일 미국 애리조나 투손으로 출발, 약 5주간의 전지훈련에 나섰다. NC는 이번 스프링캠프 동안 비시즌 간 소홀했던 기초체력을 단련하고, 타 구단과의 평가전에서 신·구 자원을 모두 활용해 최적의 조합을 찾는데 힘썼다.

    이번 캠프는 ‘강제’가 아닌 ‘자율과 책임’이라는 키워드 속에 선수들의 자율적인 훈련이 주를 이뤘다. 앞서 이 감독이 취임식에서 ‘철저한 실력 위주의 엔트리’를 강조한 만큼 선수단 역시 본인의 과거 성적에 안주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훈련에 매진했다.

    무엇보다 ‘포수 왕국’을 구축하면서 팀 경쟁력이 수직 상승했다는 평가다. 국내 최고 포수로 꼽히는 양의지와 메이저리그에서 포수를 주 포지션으로 맡은 크리스티안 베탄코트가 팀에 합류하면서 팀의 가장 큰 약점으로 꼽히던 포수는 물론 마운드 보강 효과까지 누렸다는 것. 이 감독은 “양의지가 포수 마스크를 쓰고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젊은 투수들이 안정감을 느낀다. 잘 모르는 어린 투수들과도 교감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어 (양의지 합류 후) 팀 분위기가 크게 좋아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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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 다이노스 포수들이 블로킹 훈련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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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 다이노스 선수들이 더블스틸을 막기 위한 훈련을 하고 있다.

    베탄코트 역시 안정적인 수비 실력으로 이 감독의 신임을 받았다. 이 감독은 “베탄코트가 포수와 내·외야 포지션을 모두 맡을 수 있기 때문에 어떤 포지션이 베탄코트에게 적합한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외국인 투수와 한국인 포수가 배터리를 짜는 것처럼 한국인 투수와 외국인 포수가 배터리를 이루는 것에 있어서도 언어가 문제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포수 기용 가능성을 열어뒀다.

    새롭게 합류한 외국인 원투펀치 또한 팀 성적 반등 가능성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NC는 지난 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 에디 버틀러와 LA 에인절스·마이애미 말린스에서 활약한 드류 루친스키를 영입했다. 지난달 미국에서 만난 버틀러와 루친스키는 불펜 피칭과 평가전에서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여 지켜보는 코치진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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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호준 타격코치가 타격 훈련 중인 선수에게 조언을 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이 감독은 “버틀러와 루친스키의 구위가 아주 뛰어나다. 특히 버틀러는 시간이 갈수록 페이스가 좋아지고 있다. 자신의 구종을 실험해가며 이닝을 끌어가는 모습이 안정돼 이번 시즌 1선발로 고려 중이다”고 전했다.

    ◆영건 주목= 이번 시즌 NC를 가장 기대케 하는 것은 영건들의 성장이다. 특히 지난 몇 년 동안 이렇다 할 토종 에이스의 부재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NC 마운드에 새로운 희망이 싹트고 있다.

    지난 2018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8라운드 전체 79순위로 NC 지명을 받은 김영규가 대표적인 예다. 그는 187㎝의 장신에서 내리꽂는 공 끝이 일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투구폼 또한 안정적이기 때문에 ‘차기 에이스’감으로 꼽히고 있다.

    김영규는 니혼햄 파이터즈와의 스프링캠프 첫 연습경기에서 7회초 등판해 공 6개 만에 삼자범퇴로 이닝을 종료하는 등 이날 등판한 9명의 투수 중 최저 투구수를 기록하면서 이번 시즌 5선발 후보로 급부상했다.

    2019 신인 송명기 역시 위력적인 구위로 코치진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이 감독은 송명기에 대해 “도저히 19살 같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구위가 수준급이다. 특히 속구에서 강점이 있으며, 변화구 또한 속구에 비해 부족할 뿐 평균 이상이다”고 평가했다.

    김태진·김찬형·오영수·김형준 등 야수진에서도 몇몇 신인 선수들이 두각을 드러내 코치진의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고 있다. 이 감독과 이호준 코치는 “현재 타선에서는 기존 주전급 선수들 외에도 장타력을 갖춘 신인 선수들이 많아 시즌 개막이 기대된다”고 입을 모았다.

    김태진은 지난 2014 신인 드래프트에 NC에 지명된 이후 2016시즌까지 1군 경기 3회 출장에 그쳤지만, 지난해 경찰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마친 이후 꾸준히 기회를 부여받았다. 그는 지난 시즌 출전한 20경기에서 31타수 11안타(1홈런), 타율 0.355를 기록했으며,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도 연습경기에 꾸준히 출장해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주전 후보로 떠올랐다.

    2016 신인 김찬형은 주전 유격수 손시헌의 부상으로 지난 시즌 꾸준히 기회를 부여받고 성장한 영건이다. 그는 지난 시즌 63경기에 출장해 142타수 33안타(1홈런), 타율 0.232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면서 올해 1군 전지훈련에 참가했다. 그는 전지훈련 동안 부족한 수비를 가다듬고 방망이에도 예기를 더했다.

    NC 2018 신인 오영수·김형준 또한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오영수는 이번 전지훈련에서 약점으로 꼽히던 수비 훈련에 매진해 호평을 받았으며, 수차례 연습경기에서도 멀티히트를 포함해 맹타를 휘둘렀다.

    이번 시즌 개막전까지 남은 시간은 단 19일. NC는 오는 8일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하며, 12일부터 20일까지 8회의 시범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지난 시즌 꼴찌 수모를 씻기 위해 혹독한 미국 전지훈련을 마친 NC가 남은 기간 동안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 올 시즌 다시 창원에서 가을잔치를 벌일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한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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