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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3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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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렴 증상 없어도 폐렴일 수 있다?!

■ 노인 환자의 폐렴
폐렴은 노인 환자의 주 사망원인임에도
특이증상 없어 진단 어렵고 치료 지연되기 쉬워

  • 기사입력 : 2019-03-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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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 환자들은 입원을 필요로 하는 지역사회폐렴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들은 젊은 성인에 비해 긴 입원기간을 필요로 하고, 동반질환이 많으며, 중환자실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폐렴은 노인 환자들의 주된 사망원인으로 우리나라의 통계를 보면 폐렴에 의한 사망이 10만명당 9.4명으로 전체 연령에서는 사망원인의 10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70세 이상에서는 6위를 차지한다.

    폐렴 치료는 폐렴의 중증도, 동반질환, 원인균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노인에서는 폐렴의 원인과 임상양상, 치료에 대한 반응이 젊은 환자와 차이가 난다. 또 노인 환자에서는 요양원 등의 집단수용시설 거주자나 장기적으로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들이 많은데, 이들에서 발생한 폐렴은 건강관리-관련폐렴으로 따로 분류하고 있고 이들은 병원균의 종류와 항생제 감수성 양상이 지역사회폐렴과는 다르다. 지역사회폐렴의 사망률은 외래 환자의 경우는 1% 이내이지만, 입원하는 환자에서는 8~15% 정도로 크게 증가하게 되고, 건강관리-관련 폐렴이나 중환자실로의 입원이 필요한 경우에서는 40% 이상의 사망률을 보일 수 있다.

    폐렴은 병원균이 숙주의 방어능력을 넘어서는 경우, 즉 병원성이 강한 균이거나 균의 수가 많거나 환자의 균에 대한 저항능력이 떨어지는 경우에 발생한다. 노인에서 폐렴이 잘 생기는 것은 고령의 나이보다는 동반된 질환 때문이라는 견해가 많은데 영양결핍, 종양, 만성폐질환, 심장질환, 간질환, 흡연 등이 숙주의 방어기전을 저해할 수 있다. 또 노인에서는 흡인이 쉽게 일어나는데 연하장애가 주된 원인이고, 특히 뇌졸중이나 알츠하이머 등의 신경계 질환에서 많다. 연하장애를 가진 환자들이 영양결핍도 흔한데, 알부민 등의 지표들이 지역사회폐렴의 발생과도 관련이 있다.

    노인 폐렴환자들은 만성심장질환, 만성폐질환, 당뇨병 등 적어도 1개 이상의 동반질환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질환들은 숙주의 방어기전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활동능력도 감소시킨다. 이런 활동능력의 감소와 침상생활 등의 의존적인 생활방식은 결국 노인 환자의 사망률을 높이게 된다. 노인 폐렴에서는 폐렴의 특징적인 임상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오한이 없고, 기침과 객담이 적으며, 이학적 소견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대신에 혼돈이나 무기력증, 기저질환의 악화 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기저질환인 만성 폐쇄성 폐질환, 당뇨, 심부전 등은 감염된 사실을 가릴 수 있고, 이들의 기능부전이 폐렴의 첫 번째 증상으로 표현될 수 있다. 노인 환자에서는 젊은 환자보다 증상은 적으나 증상의 기간은 더 길며, 발열과 흉막 통증이 흔한 젊은 환자와는 달리 빈호흡이 더 흔하다. 특징적인 폐렴증상 이외에 호흡곤란, 섬망, 급성 혼돈, 저산소증의 빈도도 높다. 발열과 함께 기침, 객담 등의 하부호흡기감염 증상이 있는 경우, 특히 정신상태의 변화나 영양실조 등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폐렴의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 감염이 의심되는 모든 환자에서는 폐렴의 존재와 중증도를 파악하기 위해 흉부방사선을 촬영해야 한다. 혈액배양검사는 모든 입원환자가 대상이 될 수 있고, 중증폐렴환자는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임상적으로는 질환이 중증이거나 동반질환의 악화, 사망률이 높은 경우에는 입원치료를 고려한다. 하지만 입원이 필요하다는 것과 사망률이 높다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낮은 사망률의 환자일지라도 탈수 증세를 보이거나 호흡치료가 필요한 경우, 또 심혈관계의 지속적인 감시나 치료적 산소농도의 적절한 조절이 필요한 경우에는 입원이 필요할 수 있다.

    지역사회폐렴에서는 진단법이 빠르지 않고 정확성이 높지 않아 미생물학적 결과를 근거로 항생제치료를 하기란 어렵다. 따라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균들에 대해 경험적인 항생제를 바탕으로 치료를 시작한다. 노인 환자들에서는 요양원에 거주하는 환자들이 많으므로 먼저 지역사회폐렴과 건강관리-관련폐렴으로 나누고, 가능성이 있는 균에 따라 다시 세분화하여 경험적 항생제로 치료하고, 차후 혈액배양검사와 객담배양검사 결과를 확인해 그에 따라 합당한 항생제로 교체하거나 다른 항생제를 병합해 치료한다.

    항생제의 사용 기간은 최소한 5일 이상 사용하도록 하고, 적어도 발열이 없는 기간이 2~3일은 되어야 한다. 노인에서는 면역기능의 저하로 젊은 환자보다는 호전 속도가 느리다. 환자가 치료에 대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경우엔 가능성 있는 다양한 원인을 찾아야 한다. 치료에 지연 반응을 보이거나 반응이 없는 경우에는 흉부 CT, 기관지내시경, 혈청검사 등을 시행해 볼 수 있고, 드물게 폐 조직 검사도 고려할 수 있다. 폐렴 발생의 31%는 현재의 흡연과 관계가 있다고 했다. 따라서 금연이 폐렴의 예방에 중요한 방법이 된다. 또 노인에서는 뇌졸중 혹은 치매 등의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아 흡인의 위험성이 높다. 따라서 이런 환자들에서는 흡인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 영양결핍 또한 하나의 위험인자이므로 충분한 영양공급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폐렴의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방법은 예방접종이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호흡기 감염에 의한 입원율과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되어 있고 접종 대상은 65세 이상, 만성적인 내과질환 소유자, 의료업 종사자들이 된다. 계란에 과민반응이 있는 경우는 접종의 금기사항이며, 매년 유행 바이러스주가 바뀌므로 매년 가을마다 재접종이 필요하다. 만약 인플루엔자 유행이 생기면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자는 즉시 예방접종을 받는다.

    폐렴구균백신은 국가예방접종사업 대상 백신으로 지원대상은 무료로 접종이 가능하다. 폐렴구균백신의 예방접종은 환자의 건강상태와 접종이력에 따라 백신의 종류와 접종시기가 다를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 충분히 상담 후 접종 여부를 결정한다. 폐렴구균 백신과 인플루엔자 백신은 서로 다른 곳에 동시 접종이 가능하다.

    지역사회폐렴은 노인에서 더 흔하고 사망률도 높으며 심각한 경제적 비용을 초래한다. 노인 폐렴은 젊은 성인과는 자연경과나 임상경과가 달라 치료에 있어서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많은 경우 임상증상이 특이적이지 않아 진단이 쉽지 않고, 치료 또한 지연되기 쉽다. 따라서 기저질환을 포함한 임상증상의 악화를 보이는 경우에는 폐렴의 가능성을 항상 생각해야 한다.

    이준희 기자

    도움말= 창원 희연병원 내과 전문의 김근숙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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