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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4) 배은망덕(背恩忘德) - 은혜를 저버리고 덕을 잊는다

  • 기사입력 : 2019-02-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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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朴槿惠) 전 대통령의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가 옥중의 박 전 대통령을 면회하고 나서 한 기자회견에서, 박 전 대통령이 황교안(黃敎安) 전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해서 아주 섭섭한 감정을 갖고 있음을 밝혔다. “황교안은 대통령의 수인번호가 몇 번인지도 모른다.”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있을 때, 허리가 아파 책상과 걸상을 좀 넣어 달라는데도 못 들은 체하고 넣어 주지 않았다”는 등등이다.

    박 대통령 생각에는 “검사에서 물러나 법무법인 고문으로 있는 사람을 내가 발탁해서 법무부장관, 국무총리를 시켰으면, 황교안이란 자는 내가 베푼 은덕에 보답을 해야 할 것 아닌가?” 하는 섭섭한 생각에서 한 말이다. 그리고 “나의 은덕을 저버린 자가 당 대표가 되려고 하며, 더구나 친박을 대표한다고 나의 지지세력을 가로채 가려고 하다니?”라고 분노했을 것이다.

    홍준표 전 지사에 대해서도 “나를 이용하지 말라!”라고 했다. 그가 자유한국당 대표로 있을 때 박 전 대통령을 출당(黜黨)하기로 결정했던 자가 지금 사면 운운하는 것은 자기를 선거운동에 이용한다고 본 것이다. 자유한국당이 지금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개최하려는 시점에서 박 전 대통령은 섭섭한 감정을 토해냈다.

    박 전 대통령의 이런 감정을 실은 말은, 그의 인격이 어떠한가를 보여주고, 그가 대통령 감이 안 된다는 것을 증명해 준다. 법무부장관이나 국무총리 자리는 박근혜 개인의 것이 아니고, 대통령 자리에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라는 권한으로 공식적으로 임명하는 것으로 개인의 사유물이 아니다. 법무부 장관이나 국무총리로 가장 적절한 자격을 갖춘 사람을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대통령의 입장에서 임명하는 것이다. “내가 임명해 주었는데, 나한테 이럴 수가?”라는 생각을 갖는 것 자체가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모자라는 것이다.

    “나를 배반하고 떠난 자들이 당대표 되는 것은 못 보겠다”는 생각인데, 이런 생각은 박근혜 자신에게도 도움이 안 되고, 자유한국당에도 도움이 안 된다.

    박 전 대통령이, “지금은 친박 비박 따질 것 없이 가장 훌륭한 후보를 대표로 뽑아 자유한국당을 재건해서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바로잡아야 할 때다. 누구든지 나에 관한 문제에 개의치 말고, 정정당당하게 선의의 경쟁을 해서 대표가 되시라. 나를 밟고 가도 좋다. 자유한국당을 이 지경이 되도록 한 가장 큰 책임은 다른 사람이 아니고, 바로 나에게 있다”라고 말하면, 자기의 인격도 돋보이고, 자신도 살아날 수가 있는 것이다.

    황교안 총리를 지목해서 ‘배은망덕한 사람’이라고 할 자격도 없고, 할 필요도 없다.

    박 전 대통령 때 안보실장을 지낸 김관진 전 국방부장관은 댓글 조작 사건으로 재판을 받으면서, “죄가 있다면 부하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고, 최고책임자인 나에게 있으니, 부하들은 다 용서하고 나를 처벌하십시오”라고 했다. 정말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다. 박 전 대통령이 김관진 장관의 발언을 들었다면, 부끄럽지 않을까?

    *背 : 저버릴 배. *恩 : 은혜 은.

    *忘 : 잊을 망. *德 : 큰 덕.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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