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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토박이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73) - 자루, 묶음, 나무토막, 달걀 꾸러미

  • 기사입력 : 2019-02-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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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4281해(1948년) 만든 ‘셈본 3-1’의 16쪽, 17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13쪽 첫째 줄에 ‘자루’와 ‘묶음’이 나옵니다. ‘자루’는 쓰개(필기구)를 셀 때 쓰는 하나치(단위)이고 ‘묶음’은 묶어 놓은 덩이를 세는 하나치(단위)라는 것을 잘 알고 쓰는 말입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자루’ 말고 ‘개’를 쓰는 아이들을 자주 보게 되고 ‘묶음’ 말고 ‘팩(pack)’을 쓰는 사람들이 많은 게 참일(사실)입니다.

    넷째 줄과 다섯째 줄에 이어서 ‘네모 반듯한 나무토막’이 나옵니다. ‘네모 반듯한’이라는 말도 반갑고 ‘나무토막’이라는 말도 반갑습니다. ‘세모’, ‘네모’ 하는 말이 좋고 ‘반듯하다’도 좋으며 ‘정육면체 모양의 입체도형’이라고 하지 않아 더 좋습니다. 그리고 요즘 배움책에서는 ‘쌓기나무’라는 토박이말을 잘 살린 말을 쓰고 있다는 것도 알려드립니다. 이렇게 쉬운 말을 만들어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열넷째 줄과 열다섯째 줄에 이어서 ‘다섯에 똑같이 끊어서’라는 말이 나옵니다. 요즘 배움책이었다면 ‘다섯 등분해서’라고 했지 싶습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옛배움책에 있는 이런 쉬운 풀이말은 아이들을 생각해 되살려 쓰면 좋겠습니다.

    열여덟째 줄에 ‘배’가 나옵니다. 그리고 ‘척’이라는 배를 세는 하나치(단위)가 나옵니다. 이 말을 보면서 “우리는 언제부터 배를 셀 때 ‘척(隻)’이라는 말을 썼을까?” 하는 물음이 생겼습니다. 중국에서는 한자도 다른 한자(배 소)를 쓰고 [쏘우]라고 소리를 내고 일본에서는 같은 한자를 쓰지만 [세끼, せき]라고 하는데 한자를 몰랐던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뭐라고 하셨을지 참 궁금합니다.

    17쪽 둘째 줄에 ‘달걀 꾸러미’가 나옵니다. 요즘에는 ‘달걀’이라는 말이 배움책에서 뿐만 아니라 나날살이(일상생활) 곳곳에서 ‘계란’이라는 말에 밀려 자주 쓰이지 않게 되어 안타깝습니다. 앞으로는 ‘달걀구이’, ‘달걀말이’, ‘달걀빵’과 같은 말도 자주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어서 나온 ‘꾸러미’도 ‘달걀 열 개를 묶어 세는 하나치(단위)’를 뜻하는 말인데, 요즘 달걀을 사고 팔 때는 보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10구’, ‘20구’, ‘30구’보다는 ‘한 꾸러미’, ‘두 꾸러미’, ‘세 꾸러미’로 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 배움책에 그런 말을 쓴다면 아이들은 나날살이를 하면서도 저절로 쓸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 줄에 있는 ‘몇 몫이 되느냐?’라는 물음도 눈여겨보아 두었다가 쉬운 배움책을 만들 때 쓰면 좋겠습니다.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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