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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칼럼] 흔들리는 학교를 위한 변명

  • 기사입력 : 2019-02-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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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학을 앞둔 교실에서 아이들이 없는 책상을 바라보며 앉아 있다. 학교 페인트 작업으로 엉망이 된 교실을 정리하고 청소하면서 책걸상을 이리저리 옮겨도 보고 학년말 남은 기간 동안 뭘 할까 고민도 하고….

    누구는 방학이 있어서 좋겠다고 하는데 그 방학이 오롯이 ‘쉼’이 아님을 알고 하는 이야기일까 되묻기도 한다. 방학 하는 주에 몸살을 된통 앓으며 한의원 다니느라 보내고, 양산행복교육지구에서 방학 직무연수 추진하고 참여하며 보내고, 출근해서 이런저런 개학 준비하며 보내고 있다. 내 주변에 있는 선생님들도 나와 다르지 않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학기 중 참여하기 어려운 연수를 부지런하게 쫓아다니며 배우고 또 배운다. 그런데 학교는 흔들리고 있다. 삶에 대한 불안이 학교로 고스란히 옮겨와 끊임없이 흔들고 불신을 잔뜩 쏟아내는데 학교는 방어조차 못하고 있다. 사회 변화에 학교가 못 따라간다고 ‘민원’으로 힘들게 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 교육정책에 문제 있으면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하며 ‘학교폭력’이라는 어마어마한 부정적인 단어로 아이들 행동을 옥죌 일이 아니라 ‘배려, 나눔, 존중…’과 같은 단어를 몸으로 실천하도록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노력해야 한다. ‘감히 나한테…’ 이런 마음들이 아이를, 선생님을, 학교를 힘들게 하고 있다. 삶에 있어 모두가 만족하는 답은 없다. 누군가 조금 배려하고 참고 나누고 존중하는 것에서 ‘합리적인 방안’이 나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는 친구를 위하는 ‘배려’를 이야기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어른인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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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부쩍 ‘민주 시민이나 민주적인 학교문화’와 같은 ‘민주적’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어른인 우리가 ‘민주적’인 경험이 얕아서, ‘민주적인’ 회의 경험이 없어서, ‘민주시민’ 자질이 부족해서 아이들에게만은 ‘민주적인 삶’을 살도록 지금부터라도 노력하자고 한다. 이 아이들이 어른으로 살아갈 사회는 지금보다는 훨씬 ‘민주적인 사회’이기를 기대한다. 그런데 앞서 살아가는 어른이 ‘민주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서 너희들은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말을 할 자격이 있을까? 이렇게 학교를 ‘동네북’처럼 두들기고 흔들면서 민주적인 학교이기를 바란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학교’에 대해 부정적인 기억과 경험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연장선에서 학교를 판단하고 단정지으면 안 된다.

    나무 아래서 흔드는 사람은 뭔가 대단한 일을 한다고 꿈꾸며 행동할지 모르겠지만 변화는 그렇게 오지 않는다. 마주보고 이야기하고, 함께 방법을 찾고 아이들을 위한 최선의 길이 무엇인지 묻고 또 물으며 지난한 시간을 거쳐야 한다.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같이 동행해 줄 때 내가 바라는 변화는 손톱만큼 오는 법이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만 그래도 ‘학교 흔들기’ 이제 그만하자.

    메인이미지유승희(양산소토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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