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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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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회혁신이 뭡니까?- 윤난실(경남도 사회혁신보좌관)

  • 기사입력 : 2019-02-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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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혁신이 뭡니까? 어떻게 하는 겁니까?” 필자가 경남도 사회혁신보좌관으로 임용된 후 약 3개월 동안 수도 없이 듣는 질문이다. 이렇게 말씀드렸다. “사회혁신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방법입니다. 주민이 주도하고 다양한 자원을 연결해서 협력하는 과정에서 혁신은 일어납니다. 이런 사회혁신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잘 이해되지 않는 눈치다.

    # 마산합포구 완월지구의 주거지 개선 활동도 그렇다. 화장실도 없는 주택, 방 한 칸에 하수 시설도 변변치 않은 부엌, 한 사람도 거의 나다니기 어려운 비좁은 골목…. 이런 곳에서 사람이 살고 있었다고는 믿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완월 달빛마을은 그곳에 거주하고 계신 어르신들을 중심으로 통장님, 경남대 학생과 교수, 창원도시재생센터, 마산YMCA 등이 힘을 합쳐 어르신 공동 홈을 사회주택으로 풀어가고 있다. 가난한 원주민이 밀려나는 도시재생이 아니라 원주민을 위한 재생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 통영 서피랑 마을에는 아적재자라는 마을장터가 있다. 인근 신개발지역에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면서 마을은 쇠퇴하고 장터는 자취를 잃어갔다. 마을활동가가 관광자원과 연계해 ‘Eye- Point Zone’ 설치사업을 기획하고, 마을 자생단체가 후원하고 행정이 지원하자 마을 분위기가 점점 변화하기 시작했다. 아적재자는 주민이 키운 농특산물을 사고파는 장터로 탈바꿈했고 서피랑은 동피랑에 이어 통영의 또 하나의 관광명소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이런 얘기를 듣고 나면 “사회혁신이 어렵거나 특별한 것은 아니네요” 한다. 사회혁신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이론적 정의를 찾아 헤맬 이유도 없다. 혁신이라 딱히 이름 붙이지 않았어도 우리 곁에서 일어나는 생활 속 변화들이 바로 사회혁신의 결과물이다.

    경남도에도 이제 사회혁신추진단이 신설됐다. 사회혁신추진단은 먼저 시민이 주인으로 서는 자치와 민과 관이 파트너가 돼 문제 해결의 공동주체가 되는 협치의 기반을 만들어 갈 것이다. 성공한 혁신의 사례를 들여다보면 어김없이 자치와 협치의 힘이 보인다. 이미 다른 지역에서는 행정과 시민사회가 손을 맞잡고 다양한 사회혁신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시민들의 공익적 활동을 돕는 중간지원조직들 또한 다양하게 구축돼 있다.

    사회혁신추진단은 ‘팔길이 원칙’을 지켜 갈 것이다. 행정의 칸막이를 넘나들면서 행정 내의 협업, 그리고 시민사회와 행정이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다. 자신의 문제, 우리 지역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주체로, 도민 스스로 나설 수 있는 마당을 열심히 깔아 볼 생각이다. 도민 여러분의 참여와 응원을 바란다.

    윤난실 (경남도 사회혁신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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