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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특성화고교에 관심과 지원을- 임종대(창원기계공고 교장)

  • 기사입력 : 2019-02-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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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성화고는 참 어렵다. 어려운 경제로 인한 취업의 어려움과 동시에 신입생 모집의 어려움이 혼재해 있는 상황이다.

    공고 출신인 필자가 18세였던 그 무렵에는 가정형편 탓에 친구가 대학에 갈 때 중소기업에 취업해 기술을 익혀야 하는 서글픔을 이겨야 했고, 부러움을 뒤로하고 돈을 벌어야겠다는 심정으로 특성화고에 열심히 다녔다.

    시간이 흘러 특성화고 담당 장학관을 거쳐 교장으로 근무하면서 나의 어린 시절 처지와 같은 학생들을 매일 만난다. 한동안은 좋은 자리에 취업하는 학생들을 보며 행복했고 보람도 있었다. 하지만 취업을 원해 특성화고에 진학한 학생들이 교육부와 교육청의 제도적 조치로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지금의 현실을 보면 가슴이 저려 온다.

    교육정책은 학생들에게 도움이 돼야 하고 학생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특성화고 학생들은 좋은 취업을 원하지만 교육부와 교육청은 안전한 취업을 이유로 학생들의 열의를 꺾어 안타깝다. 또한 관련 정책을 변경할 경우에는 1~2년 전 예고를 해 학생들이 현장에서 준비할 시간이 필요함에도 ‘학습중심 취업’은 이런 절차를 무시해 3년 전 입학한 학생들에게 치명적 피해를 입혔다.

    취업률이 지난해의 절반으로 떨어졌지만 교육부와 교육청은 책임지지 않는다.

    교육 관계자들은 꿈을 키워 좋은 기업에 취업하고 국가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려는 학생들의 절실함을 모른다. 학생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입학식도 하기 전인 방학에 스스로 실습장에 나와 기능대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교육부 관계자들은 알까? 학생들이 전국기능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교육청에 있는 어떤 직원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을 알까? 알 리가 없다.

    교육은 이해와 관심이다. 매년 배출되는 5000여명의 특성화고 학생들에 대한 사회적인 이해와 관심이 필요하다.

    적어도 창원산단을 관리하는 창원시장과 경남도지사는 공단에 필요한 인력을 교육해 배출하는 특성화고에 관심을 가지고 한 번쯤은 방문해 지원할 것이 없는지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투표권이 없는 학생도 시민이고 도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지사나 시장이 특성화고를 방문했다는 소식은 듣지도 못했다.

    교직자조차 “공부 잘하는 학생은 일반계고로, 공부 못하면 특성화고로 간다”는 후진적 사고에 젖어있다. 정말 그럴까? 창원기계공고의 수업내용은 자동화와 고급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어 저학력 학생은 일반계고 수업을 극복하는 것보다 어렵다. 창원기계공고 학생 중 상당수가 일반계고로 진학했을 경우 서울대에 갈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다. 입학 전에 벌써 전공자격을 취득할 정도다.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선진국일수록 특성화고 학생 비율이 높다. 취업과 우수학생 유치는 상호보완적이다. 특성화고를 활성화하려면 정부와 교육청이 좋은 일자리를 발굴·제공하는 방향으로 정책 변경이 필요하다.

    임종대 (창원기계공고 교장)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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