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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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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518) 제24화 마법의 돌 18

‘미국에 오기를 잘했네’

  • 기사입력 : 2019-02-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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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식은 깜짝 놀라 여비서를 쳐다보았다. 단정한 감색 옷차림에 단발머리,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사원이었다.

    “뭐?”

    “신문사들은 광고를 수주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1년 동안 광고를 대주겠다고 하면 신문사들은 우리에게 유리한 기사를 실을 것입니다.”

    여비서가 상냥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정식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삼일그룹도 신문사를 소유하고 있었다. 광고가 신문사 경영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군.”

    이정식이 무릎을 치면서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는 인사과에 지시하여 여비서의 인사카드를 가져오게 했다. 삼일그룹의 비서실은 100명이 넘는다. 나중에는 150명까지 확대되었다. 비서들의 얼굴이나 이름을 일일이 기억하지 못했다.

    “이름은 서경숙… 3개 국어 능통….”

    이정식은 서경숙의 인사카드를 보고 마음에 들었다. 서경숙은 나중에는 6개 국어에 능통했다. 자동차사업 진출은 언론을 끌어들이는 일부터 시작되었다. 유력한 일간지에 1년 동안 광고계약을 해주고 자동차사업 진출에 유리한 기사를 싣게 했다. 광고 계약 때문에 신문사들은 쉽게 끌려왔다. 삼일그룹은 결국 자동차사업 진출에 성공하게 되었다. 이정식은 실리콘밸리의 삼일전자로 발령을 받았다. 언론에는 삼일그룹 후계자 싸움에서 이정식이 패해 미국으로 좌천되었다고 보도했다. 군사정권의 미움을 받지 않기 위해서였다.

    “서 비서… 나를 따라 미국에 갈 생각이 있나?”

    “예?”

    “몇 달간 미국에 있다가 돌아올 거야.”

    “네. 지시에 따르겠습니다.”

    이정식은 서경숙을 데리고 미국으로 떠났다.

    ‘아버지가 나를 위해 희생하시려고 하는구나.’

    이정식은 이재영을 이해했다. 이재영은 심장이 좋지 않았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군사정권의 부당한 요구를 자신의 선에서 차단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정식은 실리콘밸리에 있는 삼일전자에서 대표로 일을 하면서 첨단 전자산업에 대해서 공부하게 되었다.

    ‘미국에 오기를 잘했네.’

    이정식은 미국에서 좀 더 자유스러웠다. 그의 나이도 어느덧 40대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실리콘밸리는 무섭게 발전하고 있었다. 아니 미국 전체가 눈부시게 발전을 했다. IBM과 애플에서는 컴퓨터가 생산되어 전 세계로 퍼지고 운영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있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자신의 컴퓨터에 자신들이 개발한 프로그램만 사용하게 하여 폐쇄적이었고 빌게이츠는 전 세계 모든 프로그램에 자신의 운영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빌 게이츠가 시대를 앞서가는구나.’

    이정식은 빌 게이츠에게 주목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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