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4월 08일 (수)
전체메뉴

[촉석루] 설날 아침에- 이종화(창원시의원)

  • 기사입력 : 2019-02-07 07:00:00
  •   
  • 메인이미지


    “큰일 났소. 증삼이 살인을 했소.” 어머니는 베를 짜던 손을 멈추지 않고 태연하게 말했다. “그럴 리가요. 절대 살인할 아이가 아닙니다.” 잠시 후 또 다른 이웃이 달려와서 “증삼이 사람을 죽였소.” 어머니는 평온한 얼굴로 “뭔가 잘못 들으셨나 봅니다” 하고는 여전히 베를 짠다. 그런데 세 번째 이웃이 헐레벌떡 달려오더니 “증삼이 살인을 했답니다”고 했다. 어머니는 황급히 베틀에서 내려왔다. 이 이야기는 아시는 바와 같이 공자의 제자 중 한 명인 ‘증자’에 관한 일화이다. 증자 즉 증삼의 어머니는 누구보다 아들의 곧은 성품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삼이라는 동명이인(同名異人)의 다른 사람이 저지른 잘못된 전달이 세 번 반복되면서 마음이 크게 흔들린다. 이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후세인들에게 큰 가르침을 준다.

    지금은 정보가 홍수처럼 넘친다. 이런 정보는 현명하게 선택하면 순기능을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막대한 피해를 입는다. 그런데 거짓 정보일수록 더 솔깃한 경우가 많다. 특히 그것이 반복적으로 유통될 때는 누구든 증삼의 어머니가 될 수 있고 나아가 구성원들을 분열시키며 사회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 필자는 상대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편이다. 늦깎이로 정치에 입문하면서 가장 많이 듣게 된 충고도 남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는 것에 대한 우려였다. 아둔하여 말하는 상대의 의도나 이면을 파악하는 것이 힘들어 일단은 수용하게 되는데 그것이 불안하고 염려스러웠던 게다. 하지만 나름대로 말의 진위(眞僞)는 제대로 파악하는 편이다. 하물며 대중지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임은 더 현명한 판단력으로 정보의 옥석을 잘 가릴 것이다.

    그저께(5일)는 우리 고유의 명절인 설날이었다. 조상님들이 그랬던 것처럼 설날 아침에 옷깃을 여미고 나와 내 가족, 내 후손이 안전하게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잘못된 정보를 만들지 말 것이며 그것을 분별하는 능력을 기를 것이며 혹여 반복해 듣더라도 흔들리지 않을 의지와 신뢰를 구축하는 한 해를 만들겠다고.

    이종화 (창원시의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