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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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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안전불감증’ 여전한 한국가스공사

  • 기사입력 : 2019-02-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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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말 함안야구장 일대 낙동대교 옆 낙동강 하저배관 보수공사 지역에서 가스누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가슴을 서늘케 한다. 지난해 12월 11일 한국가스공사 부산경남지역본부 창녕관리소~칠서관리소 구간(7800m) 낙동강 하저배관(직경 762mm)에서 원인 미상의 가스누출로 재난관리체제 ‘심각’ 단계가 발령됐다. 가스공사 측의 자체 위기경보가 주의·경계·심각의 3단계인 것을 감안하면 당시 사안이 어떠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지난 일이지만 해당 지역 주민들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가스공사 측은 자체 조치에 따라 안전하게 처리했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보수공사 중에 발생해 해명인지 변명인지 어이가 없다. 물속에서 가스가 누출된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문제는 이번 가스누출 사고가 예고됐다는 점이다. 한 제보자에 따르면 이 구간에 대한 인텔리전트피깅(배관모제 부식 및 손상 여부 확인)을 통해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하천 구간의 배관모재가 80% 손상된 것을 지난 2017년 9월 확인하고도 1년여 동안 차수작업(물막이)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방치했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가스공사 측도 대체로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자체적으로 가스공급에 무리가 없다고 판단해 폐쇄조치를 하지 않고 보수작업을 진행하면서 가스공급을 계속해왔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문재인 정부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했지만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번 사고가 도로 등 지상에서 발생했더라면 가스의 특성상 대형사고로 이어졌을 게 뻔하다.

    안전불감증은 ‘괜찮겠지’ 하는 후진적 안전의식과 다름없다. ‘재난에서 얻은 교훈도 되뇌어야 잊히지 않는다’고 했다. 사고 당시 고양 송유관 저유소 화재와 지역난방공사 온수관 파열 등 배관 관련 사고가 잇따른 때라 가스공사 측의 무신경이 놀랍다. 이번 사고는 어물쩍 넘길 일이 아니다. 유사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고 관련자에 대한 책임 여부 등 철저한 감사가 이뤄져야 한다. 선 안전조치 후 보수공사를 진행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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