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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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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수·합병 추진하는 현대중공업·대우조선

  • 기사입력 : 2019-02-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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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이 현실화됐다. 대우조선해양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31일 “현대중공업과 우선적으로 M&A(인수합병) 절차를 진행해 오늘 조건부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의 근본적인 정상화 길이 결국 민영화로 귀결된 것이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명실상부한 글로벌 1위 규모의 매머드급 조선사가 탄생하게 되고, 현재 국내 ‘빅3 체제’가 삼성중공업과 ‘빅2 체제’로 조선업이 재편된다는 의미다. 저가수주 경쟁에서 벗어나 한국 조선산업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독과점의 심화, 고용불안 등 문제가 뒤따를 수 있다.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얘기다.

    인수·합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시너지 효과는 분명하다. 한국 조선이 선점하고 있는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전에서 경쟁력 우위를 확고히 할 수 있다. 지난해 수주 실적을 감안하면 전 세계 LNG선 발주물량의 절반 이상을 확보할 수 있을 거란 분석이다. 미국의 에너지 수출 기조와 중국의 친환경 에너지 소비정책 등으로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다. 또 1, 2위 조선사가 합쳐지면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하다. 국내 3사간 벌어졌던 출혈 수주 경쟁이 사라져 정상적인 선가 확보로 이익을 남기면서 수주량도 늘리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조선업의 재편은 산업 전체의 발전을 꾀할 수 있는 모멘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M&A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선 풀어야 할 과제가 만만찮다. 양사가 합치려면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 미국 등 세계 경쟁국의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해야 하고, 독점 체제 논란을 잠재워야 한다. 무엇보다 고용안정에 대한 우려가 크다. 당장 현대중공업 노조가 이날로 예정됐던 임금 등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연기했고, 대우조선 노조는 파업을 예고하는 등 반발이 거세다. 산은과 현대중공업이 이를 우선 해결하지 않으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 확보는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고용 안정을 통해 M&A가 성사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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