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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말모이-그 아름답고 험난한 여정- 옥미희(의창도서관 주부독서회장)

  • 기사입력 : 2019-02-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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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눈길을 끄는 영화 제목에 이끌려 새해 첫 영화 관람의 문을 두드렸다. 말모이-말의 모이? 말을 모으다? 아리송한 가운데 말모이는 1910년대 편찬된 최초의 현대적 우리말 사전 원고라는 것을 알게 됐다.

    영화는 일제 강점기 조선어학회를 배경으로 사전에 쓰일 전국의 말을 모으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그러나 당시 제작된 초기 원고는 출판엔 이르지 못했고 훗날 서울역(경성역)에서 발견돼 조선어학연구회에 의해 조선어 사전의 밑바탕이 됐다.

    독서회 활동으로 여러 종류의 책을 접하고 있다. 옷도 나이에 맞게 매무새가 달라지듯이 독서도 언젠가부터 고전 쪽으로 자꾸 눈길이 간다. 아마도 나도 몰래 쌓이고 있는 시간의 탑을 한 번 더 둘러보고 싶은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여러 고전 소설 중 특히 외국 번역문학인 경우엔 마치 외관상으론 너무나 훌륭한데 양념이 깊숙이 배 들지 못한 음식 한 그릇을 먹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현재 우리 작가들의 작품들이 세계 여러 언어로 번역되는 현상은 너무나 고무적인 일이나, 우리말의 참맛을 느끼지 못한 채 읽힐까 살짝 저어되기도 한다.

    말의 참맛은 아마도 이런 맥락-그 사회가 내포하고 있는 문화, 관습, 정서를 표출-에서 오는 게 아닐까. 미묘한 느낌의 차이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우리말의 매력 또한 그 궤를 같이하고 있다. 어렵고 힘든 길을 오느라 더러는 훼손되고 더러는 의도치 않게 사회의 변화에 따라 그 의미가 변질한 것들도 있을 것이다.

    특히나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인한 줄임말, 은어 등의 과사용은 우리 스스로 자제해야 하고 스쳐 지나가는 유행어 등도 새로운 재미난 현상으로 받아들일 순 있겠지만, 그것 또한 때와 장소에 맞지 않는 무분별한 사용을 막는 우리의 의식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어렵게 지켜온 우리말이기에 그 가치는 더욱더 크게 다가오며, 우리말을 진정 사랑하고 아끼는 ‘말모이’꾼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보며 영화의 명대사를 가슴속에 새겨 두고자 한다.

    “말은 민족의 정신이요, 글은 민족의 생명이다.”

    옥미희 (의창도서관 주부독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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