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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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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거창국제연극제 갈등 종지부 찍어야

  • 기사입력 : 2019-01-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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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창군과 (사)거창국제연극제집행위원회(이하 집행위)가 거창국제연극제의 상표권을 거창군에 이전키로 합의했다. 거창군은 28일 이 사실을 발표하고 군도 집행위에 그동안의 연극제 기여도 등에 대한 ‘합리적 가액’을 보상키로 했다고 밝혔다. 합의가 제대로 진행된다면 지난 2017년 두 동강 난 거창국제연극제의 갈등은 종지부를 찍고 정상화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갈등의 골이 너무 깊어 이번 합의를 쌍수를 들어 환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려도 하고 있다. 그 우려는 합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이기도 하다.

    돌이켜보면 30년 전에 시작된 거창국제연극제는 거창을 대표하는 문화행사이면서 우리나라 최고의 연극제로 자림매김하고 있었다. 거창 하면 거창국제연극제를 떠올리게 했고, 군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그 과실은 군민에게 돌아갔다. 거창국제연극제가 한창일 때는 수승대 일대와 주변 계곡마다 피서객이 가득했다. 그러나 군과 집행위가 갈등을 빚으면서 두 개의 연극제가 열리자 상황은 반전됐다. 예술인과 주민, 축제를 찾는 피서객은 분산됐고 찾는 사람도 크게 줄었다. ‘거창한 거창’은 ‘갈등의 거창’이란 오명을 받았다.

    늦었지만 군과 집행위가 거창국제연극제를 위해 합의의 길로 들어선 이상 타협점을 찾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양측은 합의를 약속했지만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도 다시 갈등을 빚을 수도 있다. 상표권의 군 이전 대신에 군에서 지불할 ‘합리적 가액’의 경우도 양측 평가팀의 산술적 평균으로 정했다 하나 차이가 크면 갈등을 빚을 수 있는 요소다. 문화를 가격으로 매기기도 힘들고, 연극제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던 행정도 돈으로 계산할 수 없다. 합의를 이끌어내기로 한 이상 양보가 없다면 이번 합의의 이행이 힘들다. 양측 모두 합리적 가액에 대한 금전보다는 군의 위상, 지역경제, 문화 창달, 주민 등의 차원에서 서로 양보할 때 그동안의 갈등은 종식되고 거창국제연극제의 영광은 되살아나며 군의 위상도 높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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