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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관리의 무지와 실효성- 방태진(마산지방해양수산청장)

  • 기사입력 : 2019-01-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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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인명사고를 동반한 낚싯배 사고가 연속해서 발생하는 것을 보면서 옛날 책에서 접했던 일화가 문득 스쳐 지나간다. 석가모니가 하루는 제자에게 이렇게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알고 한 잘못과 모르고 저지른 잘못 중에서 더 나쁜 것이 무엇이냐고? 제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잘못을 알면서도 한 행위가 훨씬 더 나쁘다고 대답을 했다. 그러나 석가는 아니라고 하면서 상식적인 사람이면 잘못을 알면서 하는 행동은 죄책감 때문에 되풀이하기가 쉽지 않은 반면에 무지한 상태에서 잘못을 하게 되면 진정 그 잘못된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자꾸만 되풀이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낚싯배 사고의 경우에도 거듭된 인명사고에도 기본적인 구명조끼 착용조차 아직도 정착되지 않고 있는 것이, 다가올 엄청난 재앙에 무지하거나 설마 하는 안일함과 나 하나쯤이야 하는 무책임이 복합해서 초래되는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의 풍부한 해양자원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이 높은 바다에서는 당장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해 무지나 무책임을 빙자한 대참사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우선 생물자원으로 가보면 명태새끼가 노가리인 줄도 모르고 대량으로 포획해 동해안에 명태가 사라져 버렸고, 남해안은 쥐치가 무한정인 줄 착각해 대형업종으로 하여금 싹쓸이 조업을 허용, 거의 멸종하다시피 해 외국산으로 대처돼 버렸다.

    공간자원의 경우 눈앞의 경제적 효율성만 앞세운 채 생물다양성이나 지속가능이라는 대안과 다른 사회적 요소와 일반적인 국민은 배제된 채로 어업보상이라는 단순논리로만 접근해서 갈등요소만 증폭하고서도 대마불사라는 모순된 논리로 대규모 매립, 간척의 수요가 끊임없이 요구되고 있는 형편이고, 바다환경이나 안전사고의 경우에도 예방 가능한 부주의와 과실에 의해 빈번하게 반복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과연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반복되지 않을 방법은 없는 것인가? 방법은 있다. 우선 바다를 제대로 알고 이것을 알기 쉽게 지속적으로 일반국민에게 전달해 국민 모두가 바다에 대한 감시원이 되는 것이다.

    과거 금연정책이나 등산문화에서 우리 민족의 저력은 이미 보여 준 바가 있다. 특히 바다와 같이 광활한 곳에서는 아무리 엄한 법규를 제정하거나 경찰과 행정력을 대거 투입한다 하더라도 이것만으론 제대로 감시하기에는 턱없이 역부족이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다의 파수꾼이 돼 지켜나갈 때 제대로 된 행정의 실효성이 실현되는 것이다.

    다음으로 제대로 된 해양수산 법규를 정비하고 끊임없는 과학적인 예측 시스템을 구축하는 길이다. 우선 피해 보상의 경우만 보더라도 육상과는 달리 법제화되지 않고 건수마다 피해 용역조사를 통한 개별보상을 하다 보니 사업자 입장에서도 터무니없는 보상액수를 한탄하기도 하지만 수혜자 입장에서도 일시적 보상을 받고 순간적으로는 좋을 줄 모르나 생계터전을 버리고 도회지로의 직업 전환은 만만치 않아 다시 빈털터리가 돼 돌아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다 보니 고유의 바닷가 사회 전체가 피폐화돼 붕괴되는 현상도 종종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부작용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피해보상 제도의 정착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또한 현재 생산자 위주의 법제 규정을 소비자 행태를 전환할 수 있는 제도로 전환이 시급한 실정이다. 수요가 존재하는 한 불법행위로 인한 공급은 쉽게 단절되기가 힘들기 때문에 유통이나 소비자부터 인식을 높여 소비부터 차단하고 단속도 바다 현장보다는 유통 단계에서 단속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효율성이 높다고 할 것이다.

    끝으로 바다는 육상과는 달리 자연정화력이 굉장히 높으므로 이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이 우리의 황금바다를 미래세대에까지 이어주는 길이 될 것이다.

    방태진 (마산지방해양수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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