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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Amor Fati(네 운명을 사랑하라)- 김기형(경남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 팀장)

  • 기사입력 : 2019-01-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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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mor Fati는 ‘네 운명을 사랑하라’라는 말로 운명애(運命愛)를 뜻하는 라틴어다. 운명애(運命愛)는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운명을 받아들이고 그에 순응하라는 의미로 종종 받아들여진다. 니체는 <즐거운 학문>(frohliche Wissenschaft)에서 이 문구를 이용해 자신의 ‘영원회귀’사상을 주장하며 운명에 대한 수동적 순응이 아닌 긍정적 의지를 강조했다.

    우리는 보통 삶이 반복된다고 하면 윤회(輪回)사상에 입각해 현생에서 쌓은 업(業)에 의해서 이생이 끝나면 다른 인격이 되어 다른 삶을 끊임없이 이어간다는 생각을 한다. 여기서 삶은 고통이다.

    니체는 이와 달리 ‘똑같은 것이 그대로인 형태로 영원에 들어가는 것이 삶의 실상’이며 이것이 ‘영원회귀’라는 무시무시한 주장을 했다.

    니체는 삶이 영원히 반복된다면 그것을 부정이 아닌 무한한 긍정으로 받아들일 때 우리 삶은 자유의지를 기반으로 한 긍정의 삶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설령 그 삶이 고통스러울지라도 말이다. 이는 그러한 고통을 의지로써 긍정하는 강인한 삶의 자세를 요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니체의 의도는 알겠지만 그의 생각에 선뜻 동의하지 못하는 이유는 반복되는 하루에도 쉽게 지치고 스트레스를 받는 우리에게 삶이 무한히 반복된다는 사실은 너무나 절망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무한히 반복되는 삶을 긍정할 수 있을까?

    그는 영원 회귀하는 삶을 전적으로 ‘나의 삶’으로 살기를 권한다. 삶의 순간을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닌 ‘내가 원한 것’이라고 인식하고 긍정할 때, 이 삶은 전적으로 ‘나의 삶’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깨달음의 단초를 부정의 부정이라는 변증법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종종 삶의 순간들을 부정하고, 가끔 모든 삶을 부정하기도 하지만 정작 ‘삶을 부정하는 자아’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삶을 부정하는 자아’가 살아가는 그 부정적인 삶을 부정하는 ‘부정의 끄트머리’에 니체가 말한 ‘내가 원한 것으로서의 삶’, 즉 ‘나의 삶’으로서 운명애(運命愛)가 있지 않을까? 바로 무한한 긍정으로서의 삶 말이다.

    김기형 (경남사회적경제통합지원 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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