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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512) 제24화 마법의 돌 ⑫

“연구소는 비용이 얼마나 드는데?”

  • 기사입력 : 2019-01-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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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군부는 공포정치를 실시했다. 삼청교육대를 만들어 사람들을 끌고 가고 언론통폐합을 실시하여 삼일방송을 빼앗아갔다. 수많은 언론사 기자들이 강제로 해직되었다.

    이재영은 방송국을 빼앗기자 큰 충격을 받았다. 신문사와 방송국은 다른 어떤 업체보다 이재영이 애지중지한 기업이었다. 그러나 총과 탱크로 권력을 잡은 군부였다. 5·16때도 쿠데타 세력에 곤욕을 치른 이재영은 침식을 잊을 정도로 아쉬워했다.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고 그랬어.”

    이재영이 이정식과 비서들 앞에서 분통을 터트렸다. 이재영은 신군부가 반드시 천벌을 받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강기정 사령관에 대해 전국적으로 지지운동이 일어났다. ‘떠오르는 영도자’라는 말이 신문에 도배되고 여기저기서 궐기대회까지 열렸다. 군사정권이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는 궐기대회였다. 김대중을 내란음모혐의로 사형을 선고하고 김종필은 부정축재혐의로 정계를 은퇴하게 만들었다.

    ‘뭐 이런 놈들이 있어?’

    이정식은 정국이 돌아가는 꼴을 보고 씁쓸했다. 국민들을 동원하여 자화자찬을 벌이고 있었다. 삼일그룹을 비롯한 경제계도 떠오르는 영도자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서슬 퍼런 군부 세력의 칼날을 피해야 했다.

    강기정 사령관은 제5공화국을 수립하고 대통령이 되었다.

    이정식은 반도체에 대해 공부를 했다. 정국이 돌아가는 꼴을 보면 한심했으나 애써 외면했다.

    이재영은 그룹 운영에 전력을 기울였다. 이정식은 반도체에 대해 연구했다.

    ‘미국에서 컴퓨터가 개발되고 있는데….’

    컴퓨터가 개발되면 순식간에 보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었다.

    ‘컴퓨터는 유망하다. 그러나 컴퓨터에도 반도체는 들어간다.’

    컴퓨터 시장보다 반도체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반도체는 이제 겨우 개발하고 있는 중이었다.

    “아버지, 아무래도 반도체 연구소를 설립해야겠어요.”

    이정식이 이재영에게 말했다.

    “연구소?”

    “우리나라는 아직 반도체가 무엇인지도 모릅니다. 일본이나 미국 같은 선진국도 잘 모르고 일부 학자들만 알고 있으니까요.”

    “기술을 도입하는 걸로 안 되겠니?”

    “아버지,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기술을 도입하면 항상 2등입니다. 우리도 이제 세계적인 제품이 있어야 돼요.”

    “반도체가 자동차나 선박보다 더 중요하냐?”

    “아버지, 반도체는 20년 후를 내다보는 사업입니다.”

    “연구소는 비용이 얼마나 드는데?”

    “30억 정도 예상하고 있습니다.”

    30억원은 당시로서는 엄청난 금액이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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