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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1) 왕기정인(枉己正人) - 자기는 삐뚤어진 짓을 하면서 남을 바로잡으려 한다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 기사입력 : 2019-01-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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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자(孟子)의 제자 만장(萬章)이 어느 날 맹자에게 “은(殷)나라의 유명한 정승 이윤(伊尹)도 처음에는 자기의 뛰어난 요리 솜씨를 가지고 탕(湯)임금에게 접근해서 발탁되었다면서요?”라고 물었다.

    맹자가 “아니야! 그렇지 않아. 이윤이란 분은 시골에서 농사지으며 옛날 거룩한 임금인 요(堯)임금 순(舜)임금의 도(道)를 즐기면서 보람있게 살고 있었어. 그분은 정의가 아니고 도리가 아니면 천하의 수입을 다 월급으로 주어도 돌아도 안 본 분이었어. 정의나 도리가 아닌 것은 하나도 남에게 주지도 않고 받지도 않은 분이야”라고 대답했다.

    맹자가 계속해서 이렇게 말해 주었다. “탕임금이 예물을 갖추어 그분을 초빙했지만, 탕임금이 예물을 보내어 나를 초빙한다고 내가 왜 가겠는가? 벼슬에 나가는 것이, 내가 시골에 살면서 요임금 순임금의 도를 즐기는 것만 하겠는가?”라고 했다. 탕임금이 포기하지 않고 사신을 세 번이나 보내자, 그제서야 이윤은 ‘우리 탕임금을 요임금 순임금처럼 만들고, 우리 백성을 요임금 순임금의 백성처럼 만들어야지. 내가 아니면 이 백성들을 누가 깨우치겠는가?’라고 생각하고 벼슬에 나갔지. 천하의 백성들을 구제하기 위해서야. ‘자기는 삐뚤어진 짓을 하면서 다른 사람을 바로잡는다’는 것을 나는 듣지 못 했어. 하물며 자기를 욕되게 해가지고 천하를 바로잡을 수 있겠는가? 성인들의 처신이 구체적인 것에 들어가면, 꼭 같지는 않지만, 결론은 자기 자신을 깨끗하게 했다는 거야.”

    발탁되는 과정에서 뇌물을 쓰는 등 부정한 방법을 쓴 사람은 백성을 잘 다스릴 수가 없고 훌륭한 업적을 남길 수 없다. 역대의 대통령들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이 정당하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정당당하게 국민들을 다스릴 수가 없다. 최고통치자가 정당하게 정권을 창출했으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모든 시위는 다 불법이 된다. 정당성이 없기 때문에 시위 때문에 최고통치자가 쫓겨나기도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비교적 정당하게 대통령이 되었다. 정정당당하게 잘하면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될 수 있다. 그러지 않고 반대파에는 엄격하면서 자기 파에는 관대하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은 사람의 저항을 받을 수 있다.

    지금 청와대나 여당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문제가 계속 생기고 있어 여야 간의 시비가 점점 늘어난다. 자기 파의 사람들 조사하기를 박근혜 대통령 측근들 조사하듯이 엄격하게 철저히 해야 한다.

    좋은 사례가 멀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 때 문고리 삼인방의 비리가 계속 터져 나왔고, 정윤회 문건 사건이 터져 나왔을 때, 박 대통령은 잡아떼기로 일관했다. 나중에 조사해 보니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지금은 대통령이 힘이 있어 검찰이고 언론이 모두 집권세력에 우호적이라 묻히지만, 좀 세월이 더 지나가 대통령이 힘이 빠지면 다 자기들 생존을 위해서 돌아선다. 자기는 삐뚤어진 짓 하면서 다른 사람을 바로잡을 수는 없다. 자기가 정정당당해야 한다.

    *枉 : 굽힐 왕. *己 : 몸 기.

    *正 : 바를 정. *人 : 사람 인.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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