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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엔 파이팅!- 조정현(변호사)

  • 기사입력 : 2019-01-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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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여름을 지나면서 대인기피증과 함께 알 수 없는 분노가 필자를 사로잡기 시작했다.

    일이 많아 거의 매일 야근을 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저녁 약속을 잡지 않았고, 점심시간에는 집에서 먹을 것을 싸와서 사무실에서 혼자 먹거나 가까운 카페에 가서 혼자 샌드위치와 커피로 점심을 해결했다. 사무실과 집을 오가는 지극히 단순한 생활 패턴의 연속이었다.

    또 다른 증상은 어느 날 친구가 ‘우리 열심히 하자, 파이팅’이라고 필자를 응원하는 말을 하면서 나타났다. 파이팅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필자의 마음속에 알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면서 ‘내가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는데 도대체 더 이상 어떻게 열심히 하고, 파이팅을 하라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앞으로는 나에게 파이팅이라는 말은 절대 하지 말라고 했다.

    원래 필자가 긍정적이고 밝고 쾌활한 데다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성격이었기 때문에 이런 증상이 스스로도 너무나 당황스러웠다. 더구나 개업 변호사에겐 사람을 만나는 것이 사무실 운영을 위해서는 너무나 중요한 일이었기 때문에 걱정도 많이 됐다.

    하지만 당시에 필자에게 절실했던 것은 40년 넘게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왔으니 이제 좀 쉬엄쉬엄하라는 위로였지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질이 아니었다. 이후 내 자신을 달래고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가졌다. 그렇게 1년을 넘게 지나면서 필자는 이제 ‘파이팅’, ‘열심히 하자’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게 됐다.

    보다 빨리, 보다 열심히 하지 않고는 낙오되는 한국사회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필자와 비슷한 증상을 겪어본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는 타인보다 자기 자신에게 엄격하다. 자책은 자주 하지만 자기를 칭찬하는 데는 인색하다. 아마도 우리 모두의 자아는 다른 누구로부터가 아닌 자기 자신으로부터의 칭찬에 목말라 있는지도 모른다.

    새해에는 자기부터 칭찬하자. 그리고 남이 아닌 나 자신에게 ‘힘들겠지만 조금만 더 파이팅하자’고 조용히 부탁해보자. 새해엔 모두들 파이팅!

    조정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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