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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방치해둬서는 안된다- 정순욱(창원시의원)

  • 기사입력 : 2018-12-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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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적지만 향해 걸어가다 보면 무심코 조금 전 나의 행동이 기억이 나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굳이 생각을 해 보면 ‘왜 그렇게 했을까?’, 겸연쩍은 웃음이 나곤 한다.

    역사는 의미 있는 흔적이다. 단지 우리 생각이나 기억을 잊을 때가 있다.

    역사는 우리가 공유를 해야 할 기억이다. 그런데 이런저런 이유로 역사를 잊고 지나다 보면 그 흔적은 방치돼 망가지고 끝내는 소멸돼 버린다.

    우리 주변에는 그렇게 소멸된 소중한 역사가 늘어나고, 그중에 운이 좋아 기억되는 부분마저 더듬고 다듬어야 비로소 보이고, 의미에 감탄을 하는 것들이 많다. 그때를 소환하는 일은 시간이 지나면 어렵다.

    역사성이 망각된 기억은 소설로 남겨도 역사적 가치가 없는 골동품에 지나지 않는다. 구전으로 내려와 흔적만 남은 역사를 책무로 여겨 지금이라도 찾아서 지켜야 전통성을 이어갈 수 있다.

    진해는 여러 역사의 흔적을 두고, 근대사에 수없이 돈을 투자하고 있다. 가끔은 치욕의 역사를 미화하며 숨긴 채 욕심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어리석음을 보이기도 한다.

    그 예로 웅천에는 읍성을 중심으로 관아가 있었고, 객사가 있었다. 대동여지도에는 웅천읍성지(경남도 기념물 제15호) 안에 2개의 우물이 기록되어 있다.

    시골집 담벼락에 붙어 지나는 이의 무관심에도 아직 샘물이 용솟움 치고 있는 관정은 물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창원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얼음을 만들어 웅천관아에 얼음을 조달한 ‘웅천빙고지(시도기념물 제185호)’가 있는데, 이어주는 길도 없이 산 중턱에 덮개가 훼손이 돼 낙엽으로 덮여 있다.

    웅장함과 화려함을 알려주는 웅천 객사의 천장 쌍용도가 있었다는 문헌은 있지만, 어디에 있는지 정확하게 아는 이는 없다. 그중 한 쌍은 어디로 갔다는 추측만 있고, 나머지 한 쌍은 웅천에 있는 주자정동 대문의 틀 속에 들어가기 위해 뿔과 꼬리를 훼손해 단청과 비늘로 쌍용이라 짐작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웅천에는 제포성지(경남도 기념물 제184호), 웅천도요지, 웅천객사, 안골 왜성(경남도 문화재자료 제275호) 등 많은 유적지가 존재한다. 경술국치로 일본이 국권을 침탈하고, 웅천 중평리에 해군기지를 만들어 ‘진해’로 이름을 지었다.

    근대사로 이어지는 유구한 역사와 유적지, 유물이 존재하는 현실에서 뼈아픈 근대사는 관광자원화하면서 유물을 방치해 두는 것은 후손의 한 사람으로 참담함을 느낀다.

    시기를 놓쳐 흔적이 지워지면, 역사를 잊은 미래 없는 치욕의 역사만 관광화될 것이다. 서둘러 창원시는 고대사 발굴 및 고증을 위한 전담부서를 만들어 자랑스런 지역의 역사를 이어가길 바란다.

    정순욱 (창원시의원)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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