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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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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 또 뵙겠다"던 익명의 기부천사가 돌아왔다

최근 공동모금회에 5500만원 기부
올해 1월 2억6400만원 기부 때 “연말 뵙겠다” 밝힌 익명 기부자

  • 기사입력 : 2018-12-17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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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1월 18일 이름을 밝히지 않은 시민이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계좌에 ‘익명’이라는 이름으로 2억6400만원을 기부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당시 이 시민은 ‘불우장애아동자립적금’ 등의 이름으로 된 4개의 통장 사본과 함께 거액을 기부한 이유 등을 적은 편지를 보냈다. 편지 말미에는 “올 연말에 뵙겠습니다”라는 글만 남겼다. 모금회는 이 시민이 연말에 또 기부를 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그 약속이 새해를 10여일 앞두고 정말 실현됐다.

    공동모금회의 한 직원은 지난 14일 낮 “사무실 입구 쪽에 물건 하나가 있으니 잠시 나와 보라”는 전화를 받고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 문을 열고 나서는 순간, 종이 쇼핑백 하나가 놓여 있었다. 쇼핑백 안에는 5만원권 다발 11개 등 모두 5534만8730원의 돈과 편지가 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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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의 기부자가 지난 14일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실 입구에 놓고 간 성금 5534만8730원과 편지./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편지에는 “1년 동안 넣었던 적금을 가난하고 병원비가 절실한 가정의 중증 장애아동 수술비와 재활치료에 사용하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 편지에는 또한 “내년에는 우리 이웃들이 올해보다 더 행복하고 덜 아팠으면 좋겠습니다. 내년 연말에 뵙겠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올 1월 편지에서 약속한 바를 실천했듯이, 내년 연말에도 기부를 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공동모금회는 손으로 적어 내려간 편지의 필체가 지난 1월 거액을 기부했던 익명의 시민이 남긴 편지의 그것과 비슷한 것으로 미뤄 동일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기부자는 올 1월 편지에서는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2011년 8월부터 매월 적금을 넣었다”며 “도울 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액수지만 지금 이 순간도 힘겹게 자신과 싸우는 중증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으면 합니다”라고 적었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올해 초에 기탁한 성금을 “장애아동 및 노인, 여성들을 대상으로 긴급 의료비 2억5100여만원을, 장애인 자립 교육지원사업 및 임산부·산모지원사업으로 약 1300만원을 지원했다”면서, “이번에도 기부자의 뜻에 따라 어려운 이웃들 치료비를 지원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ylee77@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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