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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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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본분- (김희진 정치부 기자)

  • 기사입력 : 2018-12-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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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월이다. 업무마감에 각종 송년모임으로 몸도 마음도 바쁜 2018년의 마지막 달, 누구나 한 번쯤 해보는 생각 중 하나가 바로 ‘올해 나는 잘 살았나’일 것이다. ‘잘 살았는가’에 대한 기준은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새해 계획에 얼마나 부합하게 살았는가, 제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하며 살았는가쯤이 될 것 같다. 그 계획이 소소한 것일지라도 실천했다는 게 중요하고, 어떤 위치든 어떤 일을 하든 본분과 도리를 다했다고 평가받고 싶을 것이다.

    ▼본분이란 의무적으로 마땅히 지켜 행해야 할 직분을 일컫는 말이다. 의무나 도리와 맥을 같이한다. 기자의 본분은 시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것, 교사와 학생의 본분은 공부를 가르치는 것과 공부를 하는 것처럼 우리는 저마다 맡은 바 해내야 하는 직무가 있다. 어떤 이의 언행을 보고 본분을 잃지 않는다는 뜻으로 불실기본이라 쓰기도 하고, 본분을 망각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의원의 본분은 시민을 대표하고 그들의 뜻을 수렴해 법을 만듦으로써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44명의 창원시의원들도 이번 정례회를 통해 예산안과 조례안을 심사하는 등 본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열린 상임위원회의 예산안 예비심사 과정에서 나온 몇몇 여당 의원들의 발언은 본분을 잠시 잊은 것 같아 보였다. 누군가는 예산의 시급성이나 필요성보다 시장의 공약이행을 우선했고, 집행의 우선순위가 단체장의 가치관에 의해 정해지는 게 아니냐는 한 의원의 말은 다소 놀라움을 안겨줬다.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본분을 다할 때 우리 사회가 정상 작동한다는 데 이견은 없을 것이다. 유권자는 시의원과 시장을 뽑았고, 시의원의 본분은 시장의 그것과 분명 다르다. ‘앞서 집권여당 의원들이 그랬지 않냐고, 여당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해도 시민의 입장에서는 변명으로 들린다. 누구나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지금부터 창원시의원들이 정당인이라기보다는 시민대표라는 본분을 더 깊이 새겨주길 바란다.

    김희진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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