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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도의원의 갑질과 열정 사이

  • 기사입력 : 2018-12-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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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월 3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께까지 경남도의회 326호 의원연구실은 업무보고를 하는 도교육청 직원들로 분주했다. 경남도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경수(더불어민주당·김해 5) 도의원이 전날인 29일 오후 6시께 경남도교육청에 요청한 118건의 답변요구에 대해 도교육청 직원들이 설명을 하기 위해서다. 부서별 보고에는 도교육청 16개 부서가 나섰다.

    문제는 이날 자리가 상임위원회나 의원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된 것이 아니라 김 의원 개인에게만 진행된 것이다. 그동안 도의원들은 도교육청의 업무와 관련해 궁금한 것이 있으면 해당 부서 관계자에게 개별 요청해 설명을 들어 왔다. 이번처럼 의원 한 명을 위해 전 부서가 동원돼 설명에 나선 것은 도의회 의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곧바로 도교육청 공무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김 의원의 답변 요구는 전날 퇴근시간에 급박하게 이뤄졌고, 다음 날 전 부서가 온종일 김 의원의 답변요구에 대해 설명을 하는 상황은 전례가 없는 ‘갑질’이라는 것이다. 일부 공무원은 도의원이라면 사전에 업무파악을 해야 하는데도 가만히 있다가 벼락치기 공부를 위해 갑자기 교육청 전 부서를 불러 보고받는 것은 도를 넘었다는 비난도 했다.

    공무원들은 김 의원을 비난했지만 도교육청도 잘한 것이 없어 보인다. 예산심사를 앞두고 불필요하게 의원을 자극할 필요가 없어 김 의원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했지만, 나쁜 전례를 함께 만든 꼴이 됐다.

    김 의원은 “궁금한 게 많았고, 상임위 일정이 한 주 더 남은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하루밖에 남지 않아 급하게 요청을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38살의 젊은 나이에 도의회에 입성한 초선의원으로 지역정치를 이끌어갈 인물이다. 김 의원의 말대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의욕과 열정이 넘쳤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일부 도의원들은 때때로 집행부를 감시할 의무와 권한을 상하관계로 착각하는 경우가 없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역민들의 지지를 받는 올바른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는 갑질과 열정의 차이는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

    이현근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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