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0일 (토)
전체메뉴

육지학생이 위장전입해 배타고 섬으로 등교하는 이유는?

도교육청, 학생 위장전입 감사 착수
도서벽지 교사 ‘승진 가산점’ 의혹

  • 기사입력 : 2018-12-10 22:00:00
  •   

  • 경남 모 지역 육지 초등학생들이 섬 지역 학교로 위장전입해 매일 자동차와 배를 번갈아 타고 먼 길을 등·하교하고 있어 경남도교육청이 배경 파악에 나섰다.

    도교육청은 10일 도내 모 지역 2개 섬의 초등학교 분교 학생들이 실제는 육지에 살면서 주소지만 학교 근처로 옮겨 놓고 배를 타고 등·하교를 하고 있어 감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메인이미지기사와 상관없는 자료사진입니다. 출처/경남신문DB/

    도교육청이 조사 중인 2개의 섬지역 분교 가운데 A분교는 2~6학년에 5명의 학생이 3개의 학급에서 수업을 하고 있다. 교사는 3명이다. 도교육청은 학생들이 실제 섬에 거주하지 않고 육지에 살면서 매일 집에서 차량을 이용해 선착장까지 와서 다시 위험을 감수하고 10여분간 도선을 타고 학교로 등교했다가 하교하는 일이 정상적이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B분교도 전교생 14명의 학생 가운데 10명이 육지에서 섬으로 위장전입했고, 교사는 4명이 근무 중이다. B분교는 2013년 학생수가 5명 정도에 불과했지만 갑자기 늘어났고, 최근 지역교육지원청에서 조사에 착수하자 위장 전입한 10명 가운데 3명이 육지로 전학한 상태다.

    도교육청은 교사들이 승진 가산점을 얻기 위해 학생 위장전입에 개입했는지에 대해서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서·벽지 근무가산점은 교사들이 받을 수 있는 선택 가산점 항목 중 가장 높고, 2개 분교는 도서·벽지에 해당한다. 지난해에도 도서벽지인 도내 모 지역에서 승진 가산점을 얻기 위해 자녀나 다른 학생을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 위장 전입시켜 학급수를 늘려 근무한 교사 5명이 적발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2개 분교의 관계자들은 “작은 학교가 1대1 교육을 하고 있어 교육 효과도 높고, 각종 지원도 많아 학부모들이 학생들을 보내게 됐다”고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종훈 교육감은 10일 월요회의에서 “당장이라도 아이들이 배를 타고 학교로 가는 일이 없도록 원상복구시키는 일이 중요하고, 왜 학부모가 아이들을 섬으로 등교하게 했는지 조사해야 한다”면서 “우리 조사로 안 되면 경찰에 고발해서라도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해당 교사들이 승진 가산점을 받기 위해 학생을 위장 전입시킨 것으로 드러나면 가산점을 박탈하는 등 최대한 제재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현근 기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현근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