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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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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나눔의 계절- 김정민(편집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18-12-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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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외로운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을 생각하게 하옵소서. 내가 추운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추운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내가 가난한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가난한 사람을 생각하게 하옵소서. 더욱이나 내가 비천한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비천한 사람을 생각하게 하옵소서./ 나태주 시인의 ‘기도’의 일부분이다. 한 해가 저물어가는 세밑. 날씨 못지않게 주머니 사정이 춥지만 이럴 때일수록 그리운 게 이웃 사랑이다.

    ▼조선 영조 때 낙안군수 류이주는 전남 구례군 토지면에 목조기와집 운조루를 지었다. 그는 두 가마니 반 정도의 쌀이 들어가는 뒤주를 만들어 놓고, 쌀을 빼낼 수 있는 마개 부분에 ‘타인능해(他人能解·다른 사람도 마음대로 열 수 있다)’라는 글을 적어놓았다. 배고픈 사람은 누구든 쌀을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가난한 이들의 자존심과 체면까지 배려한 마음이 돋보이는 사례다. 류씨 집안이 마을 사람들에게 베푼 쌀은 한 해 수확량의 20%나 됐다고 전해진다.

    ▼이웃돕기 성금 모금액의 1%를 달성할 때마다 온도계의 눈금이 1도씩 올라가며 100도를 달성하자는 캠페인인 사랑의 온도탑이 창원시청 앞 광장에 설치됐다. 1998년 이후 올해로 20년째를 맞는다. 때문에 희망나눔 캠페인의 슬로건도 ‘사랑의 열매 20년, 나눔으로 행복한 세상’이다. 경기 불황 여파로 지난해 목표액을 달성하지 못했고, 올해 역시 지역 경제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하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한 크고 작은 온기로 온도계가 올라가고 있다.

    ▼사랑의 온도탑뿐 아니라 우리 주변에는 여러 형태로 나눔과 베풂을 실천하는 이웃이 많다. 홀로 사는 어르신, 고아원과 경로당을 찾아 생필품을 전달하는가 하면, 김장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주부들도 있다. 헌혈로 사랑을 베풀거나 쌀과 연탄으로 마음을 전하는 이들도 줄을 잇는다. 인정은 베풀수록 깊어지고 사랑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말이 새삼 실감이 나는 계절이다.

    김정민 편집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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