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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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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479)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149

“맛있다는 뜻이에요?”

  • 기사입력 : 2018-12-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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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파원들을 만나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 저녁을 먹고 술을 마시면서 특파원 생활의 어려움도 이야기하고 한국 이야기를 한다.

    “예. 내야지요. 무슨 일이 있습니까?”

    노유철이 전화를 한 것은 뜻밖이다. 김진호는 이제 특파원이 아니다. 그러나 노유철로부터 장위를 소개받았다. 그에게 신세를 진 것이다.

    “우리 모임 있잖아요?”

    특파원들은 한 달에 한 번씩 모임을 갖는다.

    “제가 나가도 됩니까? 전 현직이 아닌데….”

    “우리는 친목 모임인데 그런 걸 따지겠어요? 술이나 한잔 합시다.”

    “그럼 가겠습니다. 모처럼 선배님 얼굴이라도 봐야겠네요.”

    “하하하. 늙은 얼굴을 봐서 뭘해? 그쪽 신문사 특파원이 바뀌었어요.”

    그쪽 신문사라는 것은 김진호가 다녔던 신문사를 말하는 것이다. 특파원으로 누가 온 것일까. 그의 후임은 떠나면서 왜 연락조차 하지 않은 것일까.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으나 내일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요?”

    “내일 만나서 자세하게 이야기합시다.”

    “장소와 시간은요?”

    “문자로 보내 줄게요.”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김진호는 노유철과 전화를 끝내고 생각에 잠겼다. 특파원들을 만나면 부담 없이 술을 마실 수 있을 것이다.

    김진호는 등려화의 집으로 갔다. 등려화는 저녁식사로 스테이크를 만들었다. 와인까지 준비해 놓고 있다.

    “근사하네.”

    김진호는 화이트 와인을 따서 잔에 따랐다. 등려화와 잔을 부딪치고 한 모금을 마셨다. 창밖에는 이제야 노을이 번지고 있었다.

    “맛이 있을지 모르겠어요.”

    등려화가 나르시스한 표정으로 말했다.

    “맛있겠지.”

    김진호는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 스테이크를 썰어서 입에 넣자 부드럽게 녹는 것 같았다.

    “어때요?”

    “죽이네.”

    “맛있다는 뜻이에요?”

    “그럼. 최고라는 뜻이야.”

    “그럼 오늘 최고로 즐겁게 해줘요.”

    등려화가 교태를 부렸다.

    “콜!”

    김진호는 웃으면서 그녀와 다시 잔을 부딪쳤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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