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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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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욕창 예방과 획기적 치료 ‘개방성 습윤요법’

  • 기사입력 : 2018-12-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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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주연 (창원 희연병원 간호차장)


    욕창은 신체 억제 못지않게 환자의 삶의 질을 떨어트리고 인간 존엄성을 무너뜨린다. 욕창이란 한 자세로 계속 앉아 있거나 누워 있을 때 신체의 부위에 지속적으로 압력이 가해져 혈액 순환이 되지 않으므로 피하조직 손상(궤양)이 유발된 상태를 말한다.

    의식이 없는 환자, 뇌신경이나 척수신경 손상이 있는 환자, 중환자, 노인환자, 만성 질환자에게 잘 발생하며 단순한 피부 괴사를 넘어 생명까지 위협하는 무서운 질병으로 와병 기간이 길어질수록 위험도는 높아진다. 특히 장기입원 환자가 많은 요양병원의 경우 ‘욕창과의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욕창은 치료도 중요하지만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의료진, 환자, 보호자 모두가 각별한 주의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중에서도 몸을 자주 돌려 자세를 바꿔줌으로써 한 곳으로만 체중이 부하되지 않도록 체위 변경을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필자의 병원은 환자가 입원하면 개별성 파악을 위해 팀-어프로치(Team Approach) 즉 주치의, 간호사, 치료사, 영양사, 사회복지사, 간병인 등 모든 팀원들과 정보를 공유하며 다핵적 관점에서 환자를 관찰한다.

    ‘욕창은 간호사의 수치’라는 과감한 슬로건을 내세우고 욕창 위험군의 환자가 관리 소홀로 욕창이 발병해 환자와 보호자에게 큰 고통을 안기지 않도록 하는 것을 우리의 의무로 여긴다. 하지만 본원에도 욕창환자가 있다. 원내의 욕창 발생은 0%의 경이로운 기록을 지켜내고 있으나 급성기 또는 타 기관에서 위급한 상황 등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발병된 욕창을 갖고 전원 오시는 환자가 있다.

    욕창 치료에 대해 깊이 고민하던 중 지난 2014년 3월 일본 코후엔 병원 키노시타 유시케 원장의 ‘신개념 욕창 치료법 OPWT(Open Wet Dressing Therapy’ 특강을 듣고 병원에 도입해 획기적인 효과를 거두었다.

    OPWT 욕창치료법은 기존에 시행하던 치료법과 달리 소독약을 사용하지 않고 상처를 세척하고 그 주위를 깨끗이 해 습윤 상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 치료하는 것이 특징적이다. 이 치료법은 처치가 간단해 지금까지의 치료법과 비교하면 과정은 최소화하면서 치료 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다. 통상 1~2년 걸리던 치료기간이 3~6개월로 대폭 단축됐으며, 고통 경감에 따른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치료시간도 10분 이내로 단축해 간호사들의 자원 소비량을 현저히 감소시켜 근무 환경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고, 거즈 및 제품 사용량을 줄여 경비 절감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간호 영역에서의 욕창 치료법 OPWT 외에도 치료사들의 올바른 욕창 예방 자세 교육과 체위 변경, 고단백 영양 제공과 잦은 영양 상담을 통해 최단기 완치율을 높여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노인에 대한 인간 존엄 케어를 해야 한다는 이념을 가진 다수의 의료기관에서 이러한 욕창 치료법과 예방법을 공유하기 위해 본원을 찾는다. 욕창 발생은 의료진의 관리 소홀로 인식하고 욕창 제로를 가치로 삼아 간호해야 한다는 의식이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욕창은 빠른 치유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환자를 세밀히 살피고 파악하는 작은 관심과 사랑으로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오주연 창원 희연병원 간호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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