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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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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지방분권- 차상호(정치부 차장)

  • 기사입력 : 2018-12-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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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사에서 고대국가가 완성된 시기를 논할 때 ‘중앙집권체제’가 이뤄졌느냐를 기준으로 한다. 지방 세력들이 가진 권력을 왕을 중심으로 한 중앙권력으로 통합하고 지방에 관리를 파견하는 형태다. 국사든 세계사든 왕권 강화, 중앙집권체제 강화에 대해 서술한 부분이 많다. 일견 역사의 흐름을 이야기한 것처럼 보이지만 또 다른 시선에서 보면 중앙집권이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심어준 것은 아닐까 의문을 가져본다.

    ▼역사 교육에서부터 중앙집권은 좋은 것, 지방분권은 나쁜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 지금의 ‘서울 공화국’을 공고하게 만든 건 아닐까? ‘말은 제주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낸다’는 옛말이 슬프게 받아들여진다. 모든 권력, 특히 돈이 서울에 몰려 있는데 지방이 살 수 있을 리가 만무하다. 지금 정부가 자치분권 강화를 담은 헌법 개정안을 냈지만 실패했다. 최근 자치분권을 강화하는 내용의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안을 냈다. 가장 중요한 재정분권이 이뤄질지가 관심사다.

    ▼경남도가 2019년도 예산안을 편성했다. 8조2566억7859만원이다. 올해 예산보다 9769억원이 늘었다. 외견상으로는 해마다 예산 규모가 커지고 있다. 올해 7조원대에서 처음으로 8조원이 넘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안타깝다. 전체 세입예산 중 정부의 보조금과 지방교부세 등 의존수입 비중이 67%다. 보조금 규모만 해도 전체 예산의 절반이 넘는 54%에 이른다. 반면 지방세 수입은 전체 예산의 30%에 불과하다.

    ▼자치단체장들이 이즈음 내는 자료가 있다. 기획재정부 등 정부를 방문했고, 예산안 제출 후에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들을 만났고, 국비를 얼마 확보했고 이런 것들이다. 이런 노력을 해야만 겨우 지방 재정을 꾸려 나갈 수 있는 현실이 얼마나 쓸쓸한가. 부채도 자산이라지만 남한테 손 안 벌리고 아쉬운 소리 안 해야 더 좋지 않은가. 분권이 필요한 또 하나의 이유다.

    차상호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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