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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반부패·청렴, 이젠 우리 스스로!- 강기명(경남도교육청 감사관)

  • 기사입력 : 2018-12-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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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탄소년단은 일곱 명의 멤버들 모두가 프로듀서이자, 모두가 대표입니다.”

    최근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했고, 유엔본부에서 연설하기도 했으며, 지난 10월에는 최연소 문화훈장을 받기도 한 가수 ‘방탄소년단’의 프로듀서이자 소속사 대표인 방시혁씨의 말이다. 그는 방탄소년단의 성공 비결을 묻는 언론의 질문에 대해, 무엇보다 이러한 ‘자율’이 그 비결이라고 밝혔다.

    필자는 이러한 방탄소년단의 성공 신화를 통해 스스로 참여하고, 스스로 실천하는 ‘자율’이야말로 개인의 성공과 조직의 발전을 이루는 가장 강력하고 위대한 비결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신하게 되었다.

    우리가 바라는 투명하고 깨끗한 나라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모두가 책임 있는 당사자라고 인식하고 스스로 반부패·청렴을 실천해 나간다면, 방탄소년단이 자율로 세계적인 성취를 이룬 것처럼 우리도 세계 최고의 청렴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자율(自律)’과 ‘자유(自由)’는 비슷한 것 같지만 다른 의미이다. 구속을 받지 않고 자기 뜻에 따라 행동하는 것은 같지만, 자율은 스스로를 규제하면서, 책임을 진다.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에는 아직 ‘자율적으로 되겠어요?’라는 냉소주의가 남아 있다. 멀게는 일제강점기의 타율적이고 강압적인 식민지 교육 잔재의 탓이라 하겠지만, 스스로 책임지는 것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어 있지 않은 사회구조의 탓도 크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불신이 타율과 감시, 통제 중심의 처벌 만능주의적인 반부패·청렴 정책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정책은 즉각적이고 일시적인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이에 의존하는 사회나 조직은 장기적으로 창의적인 발전을 가로막을 수 있어 위험하다.

    ‘나라에서 정책을 만들면 백성은 대책을 세운다’는 중국인의 풍자 섞인 속담에서 알 수 있듯, 자칫 지나친 규제와 통제가 미꾸라지처럼 법망을 빠져나가는 새로운 편법을 양산하고, 눈치만 보는 타율적인 사람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열 사람이 한 도둑을 못 막는다 하지 않는가. 도둑 잡는 열 사람을 만들어 내는 정책이 아니라, 한 사람의 도둑을 만들지 않는 정책이 필요하다.

    강기명 (경남도교육청 감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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