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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이·영·자’의 변심- 이상권(정치부 서울본부장·부장)

  • 기사입력 : 2018-12-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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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자 현상’이 회자된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희화화다. 취임 초 80%대를 넘나들던 지지율은 1년 6개월 만에 반토막 났다. ‘이십대, 영남, 자영업자’ 변심을 요체로 꼽았다. 이슈가 특정 ‘프레임’에 갇히면 어지간해선 빠져나오기 힘들다. 공방을 거듭할수록 선명한 이 ‘각인효과’는 정치 9단 박지원 의원에서 비롯했다. 여당에 비교적 우호적인 민주평화당 중진의 일침이라 청와대와 여당도 뼈아프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달 26~28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08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p)한 결과, 문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9주 연속 하락해 48.8%로 집계됐다. ‘잘못한다’는 평가도 45.8%로 오차범위 내다. 국정 수행 평가에 대한 부정이 긍정을 앞지르는 ‘데드크로스(dead cross)’가 목전이다. 일부는 레임덕(lame duck)까지 경고했다. 집권 2년 차에 권력누수란 역린(逆鱗)이 꿈틀대고 있다. 특히 경남과 부산·울산(한국당 36.6%·민주당 27.7%), 자영업자(한국당 36.2%·민주당 26.8%)층에서는 한국당이 민주당 지지도를 넘어섰다. ‘이·영·자 현상’이 정당 지지도에도 반영된 것으로 해석한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경남을 비롯해 부산과 울산 등 PK지역 광역단체장 3곳을 석권했다. 기초단체장도 경남 18곳 중 7곳, 부산 16곳 중 13곳, 울산 5곳 전 지역을 휩쓸었다.

    불과 5달 만에 기류가 바뀌고 있다. 민주당은 다급하다. 대통령이 나고 자란 경남과 부산지역 민심이반은 가벼운 사안이 아니다. 정치 뿌리가 흔들린다는 의미다. 8일 부산에서 ‘민주당 선출직 공직자 대회’를 준비중이다. 내부 단속과 민심 다잡기 차원이다. 국회의원, 시장, 구청장, 시·구의원 등 150여 명이 참석한다. 경남지역 인사 참석도 검토 중이다.

    문 대통령의 1년 6개월 지지율 48.8%는 역대 정부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은 아니라는 게 현 정부로선 그나마 위안 삼을 수 있다. 비슷한 기간 박근혜 전 대통령은 49.7%, 이명박 전 대통령은 40.1%를 기록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촛불 민심의 절대적 지지를 업고 역대 최고 수준인 80%대 지지율로 출발했다. 반토막 난 지지율 추이와 하락속도 그리고 ‘이영자 현상’으로 대변되는 민심이반은 위기의 전조다.

    권력은 양날의 칼이다. 거침없이 휘두르면 자신도 상처를 입는다. 지지율에 취한 오만은 곳곳에 경고음을 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조롱하듯 결과에 아랑곳하지 않고 국무위원 임명을 속속 강행했다. 당 대표는 ‘20년 집권론’을 공언하며 보수층의 오기를 충전시켰다. 청와대 비서실장은 대통령이 해외 순방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국정원장, 통일·국방부 장관을 대동하고 전방 시찰에 나섰다. 민정수석의 활발한 ‘페이스북 정치’는 “입은 있되 말하지 않는다”는 보좌진의 불문율을 무색하게 했다.

    대통령이 흔들리면 청와대 기강이 무너진다. 최근 경호처 직원의 민간인 음주폭행, 비서관 음주운전, 공직사회 감찰을 담당하는 일부 직원의 비위 의혹까지 점입가경이다. 살얼음판을 걷는 청와대 직원의 처신이라고는 믿기 어렵다. 국민은 정권의 무능과 오만에 등을 돌린다.

    이상권 (정치부 서울본부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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