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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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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476)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146

“매출은 좀 어떻습니까?”

  • 기사입력 : 2018-12-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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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호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한국의 의류공장을 살펴보는 것은 좋은 생각이다. 한국은 이미 의류 생산이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장 주임도 함께 가는 것이 어떻습니까?”

    “제가요?”

    “아무래도 공장 건설을 책임지고 있는 분이니 직접 보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이 기회에 한국에서 의류공장을 한번 살펴보시지요.”

    “알겠습니다. 그럼 저도 준비하겠습니다.”

    “탁경환씨에게 티켓을 끊도록 하겠습니다.”

    김진호가 말했다. 점심은 면으로 주문했다. 우동에 만두와 고기가 들어가 있는 북경면이었다. 베트남 쌀국수와 비슷했으나 면의 굵기가 달랐다.

    김진호는 점심을 먹고 돌아오자 북경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직영점을 살펴보았다. 직영점은 여전히 활발하게 영업을 하고 있었다.

    “매출은 좀 어떻습니까?”

    김진호가 1호점 점장에게 물었다. 1호점 점장은 섭은낭이었다. 인테리어도 잘 되어 있고 직원들도 활기가 있어 보였다. 직영점을 잘 운영하고 있다.

    “꾸준합니다. 손님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섭은낭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김진호는 섭은낭과 3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눈 뒤에 체인점도 살펴보았다. 체인점도 활발하게 영업을 하고 있었으나 매출이 폭발적이지는 않았다.

    ‘현상유지만 해도 다행이지만 점주들은 만족하지 않을 거야.’

    김진호는 체인점 점주들을 격려하고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의류 매장은 항상 어렵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면 매출이 잘 오르고 유행을 타면 매출이 더욱 오른다. 단골을 많이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상술의 하나가 될 것이다.

    중국인들은 장사를 잘한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장사를 잘하지 못한다.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음식점을 창업하지만 대부분이 실패한다. 많은 식당이 파리를 날리고 문을 닫는다. 그러나 중국인이 차리는 중국 식당은 거의 망하지 않는다.

    중국인들은 장사에 전력을 기울인다. 박리다매의 상술을 만들어 낸 백규라는 인물은 장사를 할 때 전쟁을 하듯이 하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인들이 상업의 아버지, 상인들의 조상이라고 부르기까지 했다.

    체인점 여러 곳을 돌아보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사무실에는 결재할 서류가 잔뜩 쌓여 있었다. 김진호는 서류들을 일일이 살피고 사인을 한 뒤에 되돌려주었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가는구나.’

    김진호는 창밖을 내다보았다. 여름이라 퇴근시간이 가까워지고 있는데도 해가 많이 남아 있었다.

    한여름이다. 북경도 날씨가 더웠다.

    “서경숙 이사장님께서 자금을 보내왔습니다.”

    황유덕이 사무실로 들어와서 보고했다. 김진호는 어깨가 무거워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서경숙에게서 막대한 자금을 지원받았으니 사업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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