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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도와 등대 그리고 해양영토- 방태진(마산지방해양수산청장)

  • 기사입력 : 2018-12-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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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에서 가장 섬이 많은 대륙국가는 어디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정답은 놀랍게도 총 3348개의 섬이 있는 대한민국이다. 물론 인도네시아의 약 1만5000개와 필리핀 약 7100개, 일본의 6800개에 이어 전체 4위에 해당되지만, 앞의 국가가 전부 섬나라인 것을 감안한다면 실로 엄청난 숫자일 것이다. 산업적 가치를 중시하는 도시화·산업화 물결에 밀려 지금은 472개의 유인도가 남아 있고 2800여 개의 섬이 무인도화됐지만 대륙문화와는 다른 독특한 해양문화의 발상지이자 해양영토의 시발점이란 측면에서 대단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 섬에 가면 등대가 있다. 등대는 르네상스 세계개척시대를 시발로 인류가 바다를 헤쳐나온 항해의 시작과 끝이었다. 망망대해의 외로움과 두려움 속에서도 육지로 이끄는 등대의 한 줄기 빛은 개척자의 희망이 돼 인류문명의 대혁신을 주도하는 데 일조했음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우리나라 등대의 역사는 비록 일제강점기 시대에 제국의 욕구와 필요에 의해서 인천 팔미도에서 시작됐지만 1970년대 이후 우리나라 고도성장기에 산업화의 밑거름이 됐던 수출전선의 등불이자 횃불이었다. 비록 세월이 흘러 지금은 IT첨단기술과 e-내비게이션 등 항해기술의 눈부신 발달로 등대의 고유 기능은 퇴색되어 가고 있지만 여전히 섬 주변을 항해하는 소형선박들에게는 안전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도시화와 산업화에 밀려 매년 증가하는 무인도를 새로운 관점에서 살펴보면 해양영토의 시발점이 되는 것이기에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우리의 현재이자 미래 자산이다. 구호로만 외치는 안보 차원의 영토가 아닌 아름다운 풍광과 바다를 배경으로 어울리는 편의시설을 가미한다면 경제적 측면으로서도 색다른 용도로 거듭날 수 있다. 그게 바로 해양영토를 관리하고 확장하는 정책의 시작이자 끝이 될 수도 있다. 우선 자연과 더불어 안전과 편의시설만 연계된다면 건전한 해양관광과 낚시 수요에 크게 부응할 수 있을 것이고, 소규모 계류시설만으로도 스킨스쿠버 등 해양스포츠의 요람이 될 수 있다. 도시와 가까운 섬들의 경우에는 고령화 시대의 힐링이나 요양장소로서의 최적 대안이며, 첨단기술과 연계한다면 수산과 바이오산업의 실험장소로서도 그 활용도가 결코 적지만은 않다고 할 수 있다.

    무인도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등대의 경우에도 항해의 등불 기능을 넘어 스토리텔링과 해양관광과 연계한다면 엄청한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지역과 해양의 특성에 맞게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진영을 갖췄던 제승당을 거북선 모양의 화구에서 불을 뿜는 형상의 등대로 구성한다거나 사량도의 옥녀봉 형상을 한 등대와 지역 전설을 엮는다면 관광객들에 볼거리 제공뿐 아니라 더불어 역사의식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또한 남단에 위치한 국도섬의 경우 태극기 모양으로 해양영토 수호 의지와 함께 애국심을 고취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세존도의 경우 주변 해상동굴과 함께 어우러지는 바다의 수호신 모양의 등대가 들어선다거나, 쑥이 많이 나서 쑥섬이라 불린다는 봉도나 갈매기의 주요 서식지인 홍도섬과 같이 주요 생물의 서식 또는 산란지의 경우에는 그것과 어울리는 모양의 등대를 구성한다면 분명 섬을 다시 찾는 촉매제로서의 역할을 하지 않을까 확신한다.

    해양정책의 시발은 육상 위주의 정책에서 생기는 수많은 난개발이나 환경문제들을 바다 중심에서 살펴보고 지속가능한 정책을 해 나가자는 필요성에 따라 태동했다. 다시 말해 육상 중심 거대한 산업의 유치, 육성만이 유일한 방안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고 해양 중심의 세세하면서 전문적인 산업을 하나하나 만들어 갈 때다. 특히 그 시작점을 추억과 감성을 간직한 등대와 무인도의 재조명부터 시작해 봄을 추천한다.

    방태진 (마산지방해양수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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