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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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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475)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145

“왜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 기사입력 : 2018-12-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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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이호는 쇼핑몰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오픈행사를 거창하게 했지만 매출이 폭발적이지는 않았다.

    “좀 어때?”

    김진호는 유이호에게 물었다.

    “꾸준합니다. 학생들이 수업이 끝나 집으로 돌아오는 오후 4시 이후가 되어야 매출이 더 높아집니다.”

    유이호가 컴퓨터 앞에 앉아서 대답했다.

    “오전에는 쇼핑몰이 인기가 없다는 말이네.”

    “학생들이 전부 학교에 있습니다.”

    “어떤 게 잘 나가지?”

    “셔츠와 남방입니다.”

    “그렇군.”

    김진호는 사무실로 돌아왔다. 문득 서경숙의 이야기가 머릿속에서 떠올랐다.

    ‘공장을 작게 짓고 나중에 확장하라고?’

    서경숙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서경숙은 삼일그룹 비서실에서 일을 한 탓에 공장건설뿐 아니라 기업 전반에 걸쳐 자세하게 파악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삼일그룹은 수많은 공장을 건설했다. 서경숙은 그 전말에 대해 상세하게 알고 있다. 기업의 미래전략, 세금 문제, 기업합병, 자금 유동성까지 삼일그룹 회장보다 더 자세하게 알고 있다고 했었다. 결혼을 하면서 사표를 내지 않았다면 삼일그룹 최초의 여성 임원이 되었을 것이라고 했다.

    ‘누나가 핵심을 잘 짚었어.’

    김진호는 장위를 불러 점심식사를 같이 하자고 했다. 시간이 12시가 넘었다. 강정과 등려화가 따라 나왔다. 식당은 사무실 근처의 단골집이었다.

    “공장 신축 문제인데… 우선 작은 공장을 건설합시다.”

    김진호가 장위에게 말했다. 장위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왜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우리가 처음으로 공장을 신축하는 것이니 크고 작은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실수도 있을 수 있고요.”

    “좋은 말씀입니다. 사실 대규모의 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시행착오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자동화 시스템은 구축해야 합니다.”

    의류 생산도 기계가 자동으로 해야 한다.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장위는 자동화 시스템에 더 관심을 갖고 있었다.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어야지요. 당연한 일입니다.”

    김진호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등려화는 내일 하얼빈에 가서 원심매를 만나겠다고 했다. 김진호는 등려화의 출장을 허락했다.

    “나는 구매팀의 탁경환씨와 모레 서울에 다녀오겠습니다.”

    김진호는 서울에 다녀오는 이유를 간략하게 설명했다.

    “그러시면 한국의 의류 자동화 시스템을 살펴보시지요.”

    장위가 말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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