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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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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472)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142

‘사랑이 변하는 것인가?’

  • 기사입력 : 2018-11-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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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마상여와 탁문군은 탁문군이 입고 온 털옷을 팔아서 밤새도록 술을 마시고 시를 지으면서 함께 살게 된 것을 축하했다. 그러나 행복한 시간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들은 당장 먹고살 길도 없었다. 사마상여와 탁문군은 성도에 술집을 차려 탁문군은 술을 따르고 사마상여는 설거지를 하고 요리를 했다.

    “탁왕손의 딸이 술을 파네.”

    “세상에! 조나라 최고의 부자 딸이 술을 팔고 있었어.”

    사람들이 탁문군을 알아보고 수군거렸다. 탁왕손은 거상이었다. 그의 물건을 사고파는 상인들이 탁왕손에게 그 이야기를 전했다.

    “딸년이 우리 탁씨 가문을 망신시키는구나.”

    탁왕손은 한탄했다. 그는 탁문군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 싫어 일정한 재산을 떼어주었다.

    사마상여와 탁문군은 비로소 마음껏 학문을 할 수 있었다.

    사마상여는 성도에 있을 때 자허부라는 시를 지었는데 그 시가 널리 읽혀지면서 한무제가 읽게 되었다.

    “참으로 훌륭한 시로다. 이 시를 지은 자가 누구인가?”

    한무제가 감탄하여 대신들에게 물었다.

    “사마상여라고 하옵니다.”

    “당장 불러오라.”

    사마상여는 한무제의 부름을 받고 어전으로 들어왔다. 사마상여는 어전에서 유렵부라는 시를 지어 바쳤다. 황제는 그 시에 감탄하여 사마상여를 낭중에 임명했다.

    한무제는 토목공사를 자주 일으켰다. 한나라가 토목공사를 자주 하게 된 것은 진시황 시대 이후 강력한 권력을 행사하기 시작한 상인들의 주장도 중요한 몫을 했다. 이미 상인들이 관상이 되어 조정의 고관으로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장사를 수월하게 하기 위해서 도로를 닦을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중국 서남쪽의 파촉에도 도로 공사가 벌어졌다. 그러나 백성들이 좀처럼 동원되지 않았다. 도로공사의 책임자인 당몽이 수령을 군법으로 처형하자 촉 지방에서는 이에 항거하여 폭동을 일으키려고 했다. 사마상여는 진무사로 파견되었다. 사마상여는 백성들을 진무하여 폭동을 중지시켰다.

    한무제는 중국의 흉노와 10년 동안 전쟁을 벌였다. 흉노는 한고조 유방조차 포로가 되었다가 석방되었을 정도로 막강한 군사력을 갖고 있었다. 한고조 유방의 부인인 황후 여치는 수청을 들라는 편지를 받을 정도로 모욕을 당했다. 그러나 한무제는 10년 동안 전쟁 준비를 한 뒤에 흉노를 격파하여 한나라를 대륙의 지배자로 만들었다.

    한나라는 무제 시대에 가장 강한 나라가 되었다.

    사마상여는 중랑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그러는 동안 세월이 흘렀다. 탁문군은 머리가 하얘졌다.

    사마상여는 지위가 높아지자 첩을 들였다. 그가 첩을 들이자 탁문군은 크게 실망했다.

    ‘사랑이 변하는 것인가?’

    탁문군은 백두음(白頭吟)이라는 시를 지어 사마상여에게 보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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