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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안녕하십니까, 당신의 바다- 방태진(마산지방해양수산청장)

  • 기사입력 : 2018-11-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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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태진 마산지방해양수산청장


    인류가 만든 인공물 중 가장 큰 것은 무엇일까. 중국의 만리장성? 이집트의 피라미드? 틀렸다. 정답은 바로 ‘쓰레기 섬’이다.

    보통 ‘쓰레기 섬’으로 불리는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Great Pacific Garbage Patch)’는 하와이 섬과 캘리포니아 사이 바다에 자리잡은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가리킨다. 1997년 최초로 발견된 이 섬은 크기가 무려 우리나라의 약 15배, 무게는 8만톤에 달한다. 태평양을 떠다니는 수많은 쓰레기들이 해류와 바람을 타고 몇십 년에 걸쳐 모인 끝에 오늘날 섬에 가까운 모습에 이뤘다고 한다.

    인간이 버린 쓰레기가 바다에 모이면 가장 먼저 해양 생물들이 피해를 본다. 며칠 전 여러 일간지에 실린 죽은 고래 사진이 이슈가 됐다. 인도네시아 해안에서 발견된 이 고래의 뱃속에선 플라스틱 컵 100여 개를 비롯, 6㎏에 달하는 쓰레기가 쏟아져 나왔다. 참혹한 모습에 많은 이들이 충격을 금치 못했다. 현재 3500만톤에 이르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지구 바다 위를 떠돌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피해는 고래와 같은 거대한 해양 동물에 그치지 않는다. 특히 고약한 것은 미세 플라스틱이다. 5mm 이하의 플라스틱을 미세 플라스틱이라 부르는데, 치약이나 화장품 등에도 들어 있을 만큼 폭넓게 사용된다. 이 역시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과학자들은 전 세계 바다를 떠다니는 미세 플라스틱이 약 51조 개에 이른다고 추정한다. 이 작은 플라스틱은 해양 생태계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친다. 플랑크톤에서 패류로, 패류에서 어류로 차곡차곡 먹이사슬을 타고 올라간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우리 식탁에 도달한다.

    해양 쓰레기는 환경과 생물은 물론 인간의 건강까지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어느 때보다 해양 쓰레기 문제에 대해 주목한다. 해수부는 7월부터 매 셋째 금요일을 ‘연안 정화의 날’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매월 이 날 전국 바닷가에서 지방해양수산청과 자치단체가 집중적인 정화 활동을 벌인다.

    또한 문제 해결을 위해 중앙과 지방 정부가 협력에 나섰다. 지난 21일 해양수산부와 경남·부산·울산이 ‘부·울·경 해양수산 미래과제와 협력방안’을 주제로 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해양 쓰레기 문제가 중요한 협력 과제로 강조됐다. 이날 체결된 정책협약을 통해 앞으로 중앙과 지방정부가 손잡고 우리 지역의 깨끗한 바다를 만들기 위한 활동에 앞장서 나갈 계획이다.

    아름답고 푸른 바다를 되찾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일상 속에서 실천을 쌓아가는 일 또한 중요하다. 무심코 사용하는 일회용 컵, 플라스틱 용기를 향해 한 번쯤 질문을 던지기를 소망한다. 우리의 바다, 안녕하십니까.

    방태진 (마산지방해양수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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