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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확대개편 지방행정조직의 동력은?- 허충호(함안의령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18-11-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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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 단위 지방자치단체들이 수십 년간 운용하던 조직 구조를 일대 개편하고 있다. 지난 10월 의령군이 행정국, 산업건설국을 신설하는 ‘혁명적 개편’을 단행했다. 인근 함안군도 최근 행정국, 환경복지국, 산업건설국의 3국과 3담당관을 신설하는 조직개편안을 마련하고 입법예고했다. 군의회의 의결을 거치면 내년 1월부터 3명의 공무원이 “국장님”으로 불리게 된다.

    이번 개편의 근거는 행정자치부의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이 개정돼 인구 10만명 미만의 군지역도 실·국을 1~3개 둘 수 있도록 된 데 따른 것이다. 시대 상황에 맞춰 규정이 바뀐 것이고, 그에 따라 개편을 했다는 것이니 굳이 토를 달고 싶지 않다. 그래도 인구 2만~3만명의 농촌지역에 2개의 국이, 인구 7만~8만명의 중소도시에 3개의 국이 창설되는 구조가 과연 타당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은 든다.

    주민은 늘지 않는 구조에서 주민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의 ‘명목’ 직급이 높아지고 기구와 정원이 느는, 뭔가 모순같은 행태를 비판할 생각은 없다. 세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이 원수 가문 출신 로미오와 사랑에 빠진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장미는 무엇으로 불리든 장미가 아닌가’고 개탄했던 것이 상기되지만, 언급한 것처럼 호도할 생각은 없다.

    다만, 그런 부정적인 시각이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뭔가 달라진 모습으로 부정적 시각을 잠재워야 한다는 것은 지적하고 싶다. 이는 새로 만든, 또는 만드는 조직이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하고 신설된 조직이 이름값하는 일을 할때 가능하다. 여기에는 구성원의 의식이 깨어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뒤따른다.

    요시가와 에이지(吉川英治)의 소설 ‘미야모도 무사시(宮本武藏)’에서 미야모도는 노를 깎아 만든 목검으로 숙적 사사끼 고지로오 (佐佐木小次郞)를 꺾는다. 검웅 (劒雄)으로 불리던 사사끼를 보잘 것 없는 목검으로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은 한 동작 한 동작에 혼을 담았기 때문이다. 현란한 검술을 자랑하는 사사끼도 혼을 불어넣은 미야모도의 목검 앞에서는 한 번의 헛손질을 했고, 그것은 그의 생애 마지막 동작이 됐다. 미야모도는 급습해온 시시도바이껭에게는 무의식중에 두 개의 검을 사용했다. 바로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이도류(二刀流) 검법이 탄생하게 된 계기다.

    행정도 마찬가지다. 끊임없는 아이디어와 혼이 담긴 시책이 공급돼야 사는 존재다.

    지방이 살기 위해서는 행정이 살아야 하고, 행정이 살기 위해서는 조직의 아이디어가 살아 있어야 한다. 그게 개편된 조직을 움직이는 동력이 돼야 한다.

    허충호

    함안의령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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