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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무게와 공존하는 책임감이라는 무게- 황미영(한국학습클리닉 경남·부산지부 대표)

  • 기사입력 : 2018-11-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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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ellow Card, 이 선 넘으면 침범이야 beep! beep! 그 선 넘으면 정색이야, 매너는 여기까지, 거리 유지해.’ 10월에 발표된 어느 유명한 싱어송라이터가 부른 노래가사 일부분이다. 작정하고 선을 긋는 것 같지만 이 노래 가사를 듣고 있으니 우리의 인간관계에 대한 조언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참 공감이 간다. 부부 사이에서도 직장에서도 모두가 이 선을 넘어 버리기 때문에 서로에서 많은 심리적인 상처를 주는 것 같다. 서로의 의견이 맞지 않거나 올해 초 세운 계획에 대한 성과물이 자신의 기대에 어긋나면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고 ‘너 때문이라고’ 상대방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해 버린다. 심리적 거리가 유지되어도 이렇게 상대방에게 함부로 대하게 될까?

    특히 부부 사이에서는 이 심리적 거리가 꼭 필요하지만 그 선을 넘어 버리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방에게 희생을 강요하거나, 나의 결핍된 욕구를 상대방이 채워주기를 바라거나, 내가 마치 상대방의 구원자가 된 듯 행동한다. 친밀한 관계에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이 선이 무너지게 되면 상대방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침해하기 때문에 부부 사이에서는 헤어지는 아픔을 겪기도 한다.

    2017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이혼하는 가정의 47.2%가 미성년자의 자녀가 있는데 이혼을 했고 결혼지속기간은 4년 이하일 때 높은 이혼율을 보였다. 30년 이상의 황혼이혼율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적당한 거리에서 이 선을 넘지 않았다면 이혼의 아픔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고, 내 자녀에게 상처 주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지금 사회는 행복과 사랑에 대한 책임을 서로 지지 않으려고 한다. 요즘에는 자녀의 양육에 대한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면서 아이들을 보호기관에 보내는 경우가 많다. 부모들이 책임지지 못하고 기관에 맡겨져 생활하고 있는 이 아이들이 받은 심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자신을 버린 부모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은 다른 사람에게도 전이되어 어느 누구도 믿지 못하고, 난폭한 행동을 하거나 학교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다른 친구들에게 피해를 준다.

    서로가 좋아해 사랑스러운 아이를 낳았을 것이다. 사랑의 결과물에 대한 책임의 무게를 다하지 못하고 버리는 것이 해결책인지 묻고 싶다. 자녀의 양육은 부모의 권리이자 의무이다. 분명 헤어지면서 자녀의 양육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많은 아이들이 시설로 보내져서 생활을 하고 있다. 저마다 이유가 있겠지만 아이들은 좋아하면 가져다 키우다가 싫증나고 나의 여건에 맞지 않으면 버리는 유기견이 아니다.

    최근 들어 이런 아이들을 자주 만나고 있는 필자는 이 아이들이 두 번 세 번 마음의 상처를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부부 관계에서 선을 넘지 않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된다면 머지않아 더 많은 시간과 경제적 비용이 투입 되어도 해결되지 않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피치 못할 사정에 의해 이혼을 한 경우 자녀들을 돌봐주고 일을 하는 부모들이 편안하게 맡길 수 있는 기관이 있었으면 좋겠다. 방과 후 돌봄교실은 아이를 돌보는 시간이 한정돼 있어 저녁에 일을 하는 부모의 경우 아이 혼자 집에서 지내게 된다. 지역아동센터가 있어도 들어가는 자격이나 조건이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며칠 전 울먹거리며 열심히 일을 해 새 가정을 이루고 싶고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데 저녁에 아이를 돌봐줄 곳이 없어서 너무 힘들다는 한 아버지의 절규가 귓가에 맴돈다. 가정을 꾸리고 열심히 살고 있는 이 부모들에게 정치적 제도적 사회적으로 혜택을 주는 장치가 필요하고, 아이들의 고통을 함께 분담해줄 수 있는 기관이 있었으면 좋겠다.

    황미영 (한국학습클리닉 경남·부산지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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