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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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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아내에게 - 강신형

  • 기사입력 : 2018-11-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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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골이 한번에



    잠꼬대 한번에

    별.



    놀라 불러보는 사랑 하나

    별사탕같이

    이 밤에 녹아내립니다.



    미안해서 어쩌나요.

    저 깨어난

    꿈.

    ☞ 요즘 신혼부부들의 이혼율이 문제라고 한다. 심지어는 신혼여행 중에 남남이 되어 각자 다른 비행기를 타버린다고도 한다. 사랑에 빠지면 페닐에틸아민이라는 사랑의 콩깍지 호르몬이 생겨나서 적어도 수개월까지는 상대의 결점이 장점으로 보일 정도로 이성을 마비시킨다는데, 그들은 애초 사랑을 하지 않은 채 결혼을 했나 보다.

    이 시의 화자도 자신의 잠버릇으로 인해 별 같은 남편을 꿈꾸었던 아내의 꿈이 ‘별사탕같이/이 밤에 녹아내립니다’며 안타까워함으로써 아내의 녹아내리는 꿈과 함께 아내에게 별이 되고 싶은 자신의 꿈도 녹아내림을 암시하고 있다. 그러므로 ‘미안해서 어쩌나요./저 깨어난/ 꿈.’ 구절은 잠들어야만 나타나는 잠버릇처럼 이 세상 무엇으로도 손쓸 수 없는 우리 모두의 ‘깨어난 꿈(한계)’을 불러내어 독자들에게 동병상련의 카타르시스를 안겨주고 있다.

    이처럼 상승욕망이 내장된 존재로서 ‘별(꿈)’이 녹아내려 ‘코골이’ ‘잠꼬대’로 변해버리는 현실을 어쩌지 못한다면 결국 산다는 것은 꿈을 깨는 과정일 뿐이라고 이 시는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조은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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