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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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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452)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122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 기사입력 : 2018-11-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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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랜드 회장님입니다.”

    전은희가 주전홍에게 말했다. 주전홍이 김진호를 살폈다. 그의 눈빛이 섬뜩할 정도로 차가워 보였다. 김진호는 명함을 꺼내 그에게 내밀었다. 그는 명함을 오랫동안 들여다보았다. 이윽고 그가 자신의 명함을 김진호에게 주었다. 명함에는 고미술거래중개인 주전홍이라고 박혀 있었다.

    “기자 출신이라 공안에 아는 사람들도 많아요.”

    주전홍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잠깐 실례하겠소.”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한쪽 구석으로 가더니 스마트폰을 꺼내 누군가와 통화를 하기 시작했다.

    전은희가 김진호의 손을 가만히 잡았다가 놓았다. 긴장하지 말라는 뜻인 것 같았다.

    “작품을 보러 갑시다.”

    주전홍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전은희가 김진호에게 눈짓을 하고 따라 일어섰다.

    “우리 차로 갑시다. 차는 여기 세워 두시고….”

    “네.”

    전은희가 주전홍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김진호는 전은희를 따라 카페를 나왔다. 주전홍의 차는 승합차였다. 승합차에 타고 20분쯤 교외를 달리다가 어떤 창고로 들어갔다. 창고에는 아무것도 없고 책상 하나와 중년인이 앉아 있었다.

    “어서 오시오. 누추한 곳까지 오게 해서 미안하오.”

    중년인이 전은희와 김진호에게 말하면서 명함을 내밀었다.

    “나 이런 사람이오.”

    “서울에서 왔어요.”

    전은희가 명함을 받고 자신의 명함을 건네주었다. 중년인은 김진호에게는 명함을 주지 않았다.

    ‘내가 아웃사이더군.’

    김진호는 속으로 웃음이 나왔다.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전은희는 중년인의 이름을 들어본 모양이었다.

    “그림을 좀 아시오?”

    “공부는 좀 했습니다만 이런 일을 하는 분들처럼 전문가는 아닙니다. 그래서 전적으로 어르신을 믿고 거래하고 싶습니다.”

    “나 같은 사람을 어떻게 믿고?”

    “신뢰가 없으면 다음 거래가 어렵지 않겠습니까? 동반자가 되고 싶습니다. 저희와 계속 거래를 하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좋은 말이오.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면 안 되지.”

    중년인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가 눈짓을 하자 뒤에 있던 여자가 그림을 가지고 와서 책상 위에 펼쳤다.

    전은희가 그림을 살피기 시작했다.

    김진호는 그림을 잘 몰랐기 때문에 건성으로 살폈다. 서예도 몇 점 있고 책도 두 권이 있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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