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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허성무는 다를 줄 알았다- 이학수(사회2부장)

  • 기사입력 : 2018-10-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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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창원시민이다. 나는 안상수 전 창원시장이 ‘올인’한 광역시를 내심 반대했다. 명분도 없고, 실현가능성도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허성무 현 시장이 추진하는 광역시의 ‘변종’ 특례시도 마뜩잖다.

    지난 8월 창원시는 경기도 고양·수원·용인시와 국회에서 대도시 특례 상생협약을 한 데 이어 지난달 창원에서 이들 도시들과 ‘특례시 추진 공동대응기구 출범행사’를 대대적으로 가졌다. 특례시가 되면 ‘광역시급’ 행·재정적 자치권한을 부여받고, 세수 증대로 현안사업의 신속한 추진이 가능해지며, 국책사업과 국책기관 유치도 가능하다고 내세웠다. 이벤트성 행사나 세수 증대 이점을 앞세우는 것이 안상수 전 시장과 닮은 꼴이다. 안 시장은 광역시가 되면 매년 경남도에 내는 세금 5000억원을 창원시로 가져올 수 있다고 떠들었다. 이번에는 그만큼은 안 되지만 1500억~3000억원의 돈이 시로 들어온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이미 경기도는 특례시 반대 입장이다. 시·군의 균형발전을 도모해야 할 광역자치단체 입장에서 반가울 리 없다. 경남도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경남도의 공식입장은 이렇다. ‘규모와 인구 등에 따른 자치권 확대는 필요하지만, 현재 중앙에 재정이나 권한이 쏠려 있는 상황에서 없는 살림을 가지고 창원시가 조금 더 갖겠다고 주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례시 추진을 막지는 않겠지만, 돈을 더 달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이다.

    이번에 정부가 확정한 ‘자치분권 종합계획’에 인구 50만 이상의 대도시(15곳)에 특례를 확대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따라서 창원시의 특례시 실현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이 시점에서 분명히 해야 할 게 있다. 시가 밝히는 수천억원의 재정 증가가 사무 이양에 따른 자연스런 재정 이양인지, 세수의 ‘순증가’인지. 전자라면 당연한 것이니 내세울 것도 없고, 후자라면 별 기대를 하지 않는 게 맞을 거 같다. 창원시의 요구대로 특례시가 되었다고 치자. 과연 중앙정부가 특례시에 별도로 수천억원 세수 지원에 나설까. 아깝게 특례시에 들지 못한 평택시(인구 49만명), 의정부시(44만명), 파주시(44만명), 시흥시(43만명)는 그냥 있겠는가. 대도시에 재정적 특례를 준다면 나머지 절대 다수의 시·군이 반대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따라서 재정권을 조금만 주거나 이름만 특례시로 할 공산이 크다.

    이렇게 보는 데는 자치분권의 핵심인 재정분권에 대해 진전이 없다는 것이다. 국세와 지방세 비중을 현행 8대 2에서 6대 4까지 개편한다는 재정분권 구체안은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시민단체의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은 허울 뿐”이라는 냉소가 틀린 말도 아니다.

    자치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은 조화를 이뤄야 하는 가치다. 창원시의 광역시, 특례시 요구는 마치 내신 1등급이 자기들한테 장학금 더 달라는 논리와 진배없다. 진보의 가치는 나만 잘살겠다가 아니고 다 함께 잘살자는 것이다.

    허성무 시장은 지방분권이 지지부진한 지금 오히려 서울공화국, 수도권공화국에 맞서 강력한 지방분권의 선봉에 서겠다는 결기를 보여야 한다. ‘균형-분권-연대’의 정의로운 조합을 만들어야 한다. 재정선진지역이 재정낙후지역과 적극 연대하지 않으면 재정낙후지역은 오히려 중앙의 집권적 의사결정을 찬성하게 된다.

    이학수 (사회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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