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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십자 채용비리… 외삼촌이 조카 합격시켜

최도자 의원, 국감서 의혹 제기… 2011년 경남지사 채용서 발생
복지부, 감사서도 발견 못해

  • 기사입력 : 2018-10-2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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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적으로 공공기관 채용비리 논란이 가열되는 가운데 대한적십자사 경남지사 사무직 공채 과정에서도 부정채용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적십자사 경남지사 사무처장 (기관장)이던 외삼촌이 조카의 면접 심사위원장을 맡았고, 다른 심사위원들에 비해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6명을 뽑는 서류심사에 6등으로 통과한 조카는 1차 면접에서 2등, 2차 면접에서 3등으로 최종 합격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최도자 의원은 22일 대한적십자사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사무직 공채과정에서 경남지사 사무처장인 외삼촌이 조카의 면접 심사위원장을 맡았고, 서류전형 꼴찌이던 조카가 근소한 점수 차이로 1차 면접을 통과해 최종 합격까지 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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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사진./경남신문 DB/

    특히 올해 초 보건복지부의 특별채용감사가 있었으나 발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1년 대한적십자사 공채에서 조카 김 모씨는 외삼촌 이 모씨가 사무처장으로 있던 경남지사에 지원했다. 6명을 뽑는 서류심사에서 김씨는 6등으로 통과했다. 서류심사 통과자 중 자격증이 하나도 없는 사람은 김씨뿐이었다.

    경남지사에서 실시한 면접에는 사무처장인 외삼촌 이씨가 면접심사위원장을 맡았다. 면접은 사무처장과 함께 지사 총무팀장, 구호복지팀장, 회원홍보팀장, 그리고 외부인사 1명이 심사를 맡았다. 면접심사는 이들 5명이 채점한 점수를 합산해 합격 여부를 결정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외삼촌 이씨는 조카에게 최고점(25점)에서 1점 모자란 24점을 주었다. 다른 심사위원 중 김씨에게 24점 이상을 준 심사위원은 없다. 조카 김씨는 2등으로 면접을 통과했고, 1등 121점, 2등·3등 115점, 4등 114점, 5등 113점으로 2~5등 점수가 단 2점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외삼촌 이씨가 준 높은 점수가 합격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게 최 의원의 설명이다.

    김씨는 서울 적십자사 본사에서 실시한 2차 면접에서 3등으로 탈락했지만 2등 합격자가 입사를 포기하면서 최종 합격했다. 김씨는 2011년 6월부터 외삼촌이 사무처장으로 있는 경남지사에서 함께 근무했고, 입사 1년 반인 2012년 11월 부산지사로 전출했다. 현재 외삼촌 이씨는 부산지사 사무처장이며 조카 김씨와 부산지사에서 같이 근무하고 있다.

    최 의원은 “서류심사 통과자 6명 중 6등이던 응시자가 외삼촌이 위원장인 면접에서는 2등으로 최종면접까지 갈 수 있었다. 채용과정을 주도하는 사무처장이던 외삼촌이 조카에게 어떤 특혜를 주었는지 명확한 규명이 필요하며, 채용 이후에도 근무평점이나 전보 등 특혜를 준 것은 없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올해 초 복지부 감사관실은 산하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공공기관 채용실태 특별점검을 했는데, 친인척 관계 근무현황만 확인해도 눈에 띄는 사례임에도 불구하고 채용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조카의 면접을 삼촌이 주관하는 과정에서 이를 견제하는 어떠한 제도적 절차가 없는 상황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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