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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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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학숙, 진해 두동 보배지구서 ‘땅 투기’

연구지구→산업용지 변경 추진 지역주민 강력 반발
“캠퍼스 짓겠다며 땅 사놓고 사업 부지 20년 넘게 방치”

  • 기사입력 : 2018-10-2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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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대학교 학교법인 동아학숙이 창원시 진해구 두동 일원 보배연구지구 개발계획을 변경해 산업단지 용지 등으로 개발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어 지역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동아대가 22년간 보배지구 사업을 지연시키면서 결국 시세차익만 얻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22일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이하 경자청)에 따르면 사업 시행자인 (주)보배산업은 지난해 10월 개발계획 변경(안)을 신청했다. 이 개발계획 변경안은 산업용지를 비롯해 업무용지와 상업용지까지 포함돼 있다. 보배산업은 지난 2016년 동아학숙과 경동건설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경자청은 이 변경안에 대해 지역주민 의견을 수렴한 결과 반발이 심해 현재 협의가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보배연구지구 인근에는 두동지구가 개발되고 있다. 두동지구개발 주민대책위원회는 보배지구에 연구단지가 들어오는 것을 전제로 주민들이 토지보상(환지)에 동의하면서 두동지구 개발사업이 본격화됐는데 이제 와서 동아학숙이 보배지구 개발계획을 변경하려는 것에 대해 큰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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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 진해구 두동 일원 보배연구지구 조성 현장./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실태= 동아학숙은 1996년 진해시와 기본협약서를 체결하고 경자청 내 진해시 두동 일대(보배연구지구)에 단과대학 설립을 조건으로 도시계획 학교용지 78만5000여㎡를 매입했다. 6개 단과대와 병원시설, 사회교육원, 산학협력관, 기숙사를 2007년까지 완공할 계획이었다가 2006년 단과대학 1개 설립으로 계획을 변경했고, 2012년까지 완공을 늦춘 뒤 보배연구지구로 사업 자체를 바꿨다.

    하지만 20년이 지나도록 해당 사업은 지지부진하기만 한 실정이다. 이러는 사이 이 지역 땅값이 몇 배나 올랐다. 더욱이 지난 2016년 12월 동아학숙은 지분을 20%만 가지고 경동건설이 60%의 지분을 가지는 ‘(주)보배산업’이라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2017년 3월 이 사업 시행자를 보배산업으로 변경했다. 동아학숙이 땅 투기를 한 게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이유이다. 게다가 동아학숙은 최근 부산 에코델타시티 내 연구용지 1만8842㎡ 부지를 총 158억원에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 반발= 진해구 주민들은 동아대학교가 결국 투자가 아니라 땅 투기를 한 게 아니냐고 비난하고 있다. 박춘덕 창원시의원은 “교육시설이 부족한 진해구(옛 진해시)에 캠퍼스를 조성한다며 지역 주민들의 기대감을 올려놓고 20여년간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가 이제 와서 산업용지 등으로 개발계획을 변경하려는 것은 진해 주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보배연구지구 인근 두동지구에는 2만5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신도시 조성사업이 진행 중이다. 168만㎡ 규모로 첨단물류 및 주거용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이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진해 두동지구개발 주민대책위원회’는 보배산업의 개발계획 변경 추진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면서 개발계획 변경을 막고 있다.

    한준도 주민대책위 간사는 “보배지구는 연구단지라 공원도 생기고 타 용도로 개발이 되지 않아 주민 휴식공간으로도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 믿고 당시에 환지를 결정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보배지구 개발계획을 변경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우리가 이런저런 시설을 조성하라고 할 권한은 없지만 두동지구 사업시행자인 경자청이 주민들의 믿음을 배신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자청이 경제자유구역특별법에 따라 개발사업자 지정 취소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선영 전 도의원도 지난 4월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은 주장을 한 바 있다.

    ◆전망= 보배연구지구의 개발계획을 변경하려면 경자청을 통해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경자청은 지역 주민들과 협의가 되지 않으면 개발계획 변경추진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자청 담당자는 “동아학숙이 여러가지 상황으로 보배연구지구 개발사업을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기 어렵다면 지역사회에 양해를 구하고 주민들과 어떻게 풀어 나갈지 의논을 해야 하는데 살짝 빠져 나가버려 주민들이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며 “특히 현재 개발되고 있는 두동지구와 기능이 중복되지 않고 조화롭게 연계될 수 있는 시설이 들어서지 않으면 개발계획 변경 추진이 어렵다”고 밝혔다.

    보배연구지구는 현재 조성하고 있는 연구시설 용지에 산업시설과 상업시설, 업무시설 용지 등을 추가하는 것으로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첨단물류 및 주거용지를 조성하는 두동지구와 중복이 되지 않고 조화롭게 연계돼 생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협의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개발사업자 지정 취소와 관련해서는 “보배연구지구 조성사업을 지난 2015년 착공해 계속해서 부지조성 작업을 하고 있어 지정을 취소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고 경자청은 밝혔다.

    이종훈 기자 leej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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