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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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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444)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114

“고마워요. 잊지 않을게”

  • 기사입력 : 2018-10-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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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호는 원심매를 북경역에 내려주고 다시 행사장으로 돌아왔다. 원심매와는 차에서 사랑을 나누었다. 그녀와의 사랑은 조심스러우면서도 격렬했다. 차 안에서의 사랑이었다. 누가 볼까봐 불안했으나 숨이 막힐 듯이 뜨거웠다.

    원심매는 포근하고 다정한 여자였다. 북경에 오면서 자신의 차를 타고 올 수도 있었으나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나는 돈을 버는 것만 생각했지 쓰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어요. 이제부터 돈도 좀 써야겠어요.”

    원심매가 김진호에게 시계를 하나 선물했다. 원심매의 마음이 느껴지는 선물이었다.

    “고마워요. 잊지 않을게.”

    김진호는 원심매를 포옹하고 입을 맞추었다. 그녀는 이제 하얼빈으로 돌아가는 열차에 앉아 있을 것이다. 행사장으로 돌아오는데 그녀의 입술 촉감이 아직도 남아 있는 기분이었다.

    행사장은 불을 끄고 있었다.

    “여기는 다 정리했어요.”

    등려화가 말했다.

    “수고했어요. 2차 장소는 정했어요?”

    “그럼요.”

    등려화가 기분 좋은 듯이 웃었다. 행사장에서는 손님들의 시중을 들어야 했기 때문에 임원들이 긴장해 있었다. 이제는 마음 놓고 술을 마시고 싶은 것이다.

    “회장님, 가시죠.”

    장위가 옆에 와서 말했다. 음식점은 행사장에서 500m 정도 떨어져 있었다. 간단한 요리와 술이 차려져 있었다.

    “모두들 수고했어요. 오늘 행사가 무사히 끝난 것은 모두 여러분의 공로입니다.”

    김진호가 잔을 들고 말했다.

    “김진호 회장님과 케이랜드의 발전을 위해서 다 같이 건배합시다. 건배!”

    장위가 건배를 제안했다.

    “건배!”

    강정이 큰소리로 외쳤다. 김진호는 임원들과 일일이 잔을 부딪치고 건배를 했다.

    임원들도 유쾌하게 술을 마셨다. 며칠 동안 행사 때문에 긴장했던 마음이 풀어져 있었다. 임원들은 즐겁게 뒷담화를 했다. 술자리가 끝난 것은 새벽 1시가 지났을 때였다. 김진호는 택시를 타고 등려화의 집으로 갔다. 등려화는 10분 늦게 도착했다.

    “웃긴다. 같은 집을 오면서 따로 택시를 타니….”

    등려화가 벽에 등을 기대고 말했다. 등려화는 잔뜩 취기가 올라 있었다. 혀가 꼬부라지고 웃음이 헤펐다.

    “싫어?”

    “싫기는… 나는 정부라는 말이 좋다고 그랬잖아요?”

    등려화가 벽에 기대어 허리를 비틀었다. 김진호는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아 좋다!”

    등려화가 눈을 감았다. 그녀에게서 술냄새가 풍겼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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