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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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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미션 수행을 위해- 채은희(경남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장)

  • 기사입력 : 2018-10-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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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3년 서울의 한 호텔에서 당시 OECD 수석연구관인 수잔 오크너 박사가 한국의 정신건강 문제점에 대해 중간발표를 한 적이 있었다. 당시 우리나라가 인구 10만명당 28.5명으로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를 막 진입하던 시기로서 정신건강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며 사회적 비용이 계속 증가하자 보건복지부가 외국 연구기관에 연구용역을 의뢰해 우리나라의 정신건강 문제와 처해진 환경을 조사하게 됐다. 그 당시에도 우리나라 정신건강기관 간 기능 분절과 중복 등이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됐는데, 정도는 다소 약해졌으나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지금 경남지역의 정신건강예방관리는 이제 막 시작 단계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정신건강 전문가와 유관시설의 기반이 매우 부족하고 광역센터 개설도 앞선 타 광역시도와는 크게는 20여 년 정도가 차이가 난다. 경남지역 정신건강예방관리 분야가 어떻게 이렇게나 늦게 출발했는지 나름의 사정이 있겠지만, 광역센터의 책임자로서 마음이 더욱 바빠진다.

    광역을 포함한 기초센터의 핵심 키워드는 ‘정신질환 치료’라기보다는 ‘정신건강 증진과 정신질환 예방’이다. 광역센터는 지역사회 기반의 보건학적 관점과 그 가치를 알고 거시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예를 들면, 의학적 관점에선 고가 의료장비를 구입하여 소수의 중증환자를 위해 집중 치료에 우선순위를 둔다. 그러나 보건학적 관점은 스트레스나 우울 지수가 높은 고위험군 주민들에게 상담이나 개별 사례관리를 통해 정신질환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도움을 주거나,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일반주민들이 일상에서 부딪히는 작은 스트레스 정도는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거나 교육시키며 홍보하는 예방과 만성화 방지에 방점을 두게 된다.

    건강한 정신은 개개인이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필수요소로서 사회관계망 형성의 기반이다. 경남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의 미션은 경남도민들 모두가 활기차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정신건강증진 거점기관으로서 거버넌스 기능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받는 보수만큼 일하면 직업이 되지만, 받는 보수보다 더 큰 가치의 일을 하면 소명이 된다'라는 말을 마음에 새기다 보면 이런저런 작은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생기고 미션도 즐겁게 완수하리라 본다.

    채은희 (경남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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