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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새로운 성장, 경남 나노융합- 이제원(인제대 나노융합공학부 교수)

  • 기사입력 : 2018-09-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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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료공학을 공부하다 보면 자연 철학자가 되는가 보다. 열역학 제2법칙은 엔트로피(entropy) 증가 법칙이라고 한다. 여기서 엔트로피는 무질서도(randomness)로 이해하면 된다. 즉, 우주에서 자연은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 무질서도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일이 벌어지는 것이 법칙이다.

    이를 이해하면 자연 생태계의 일부인 인간사회도 왜 갈수록 복잡해지고 새로운 것들이 생기는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것이 무질서도를 증가시키는 자연법칙이다. 이 이치를 경남의 산업, 교육, 사회에 대입해보면 왜 우리 지역이 지금 어려움에 빠져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지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산업의 단순함, 생각의 단순함이 우리의 성장을 방해하고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자연이나 사회에서 무질서도를 가장 빠르게 증가시키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무엇일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바로 새로운 돌연변이가 계속해서 출현하는 것이다. 돌연변이의 발생은 자연 생태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극대화하여 무질서도를 최고로 높이는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그렇게 자연은 끊임없이 진화해가며 변화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이 이치를 작게는 독자 각자의 사회, 크게는 경남, 대한민국, 세계에 대입하여 보면 어디가 발전하고 있고, 어떻게 하는 것이 자연변화에 순응하며 빠르게 발전해갈 수 있는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지금 우리 경남은 종래의 중공업 중심의 전통산업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새로운 고부가가치 돌연변이 산업의 출현, 즉, 나노융합의 시대, 첨단제조의 시대를 갈망한다. 문제는 새로운 고부가가치 나노융합 돌연변이 산업과 산업체는 말로만 외친다고 쉽게 오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어떻게 해야 우리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 바로 관련한 분야의 성실한 공부와 체득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그동안 새로움과 다양성을 지속적으로 받아들여 성장을 거듭해 온 수도권의 산업형태와 그들의 노력에 비해 경남의 그것들은 너무도 단순하다. 몇 개의 대기업과 그 협력기업들로 단순화되어 있다. 즉 우리 지역의 산업이나 교육에서는 우리 스스로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하겠다는 도전의식, 삶에 대한 소명의식과 전체를 설계하는 메이커 정신이 매우 부족하다.

    그럼 우리 지역에 필요한 산업 돌연변이는 어떻게 나타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돌연변이의 시작은 매우 작은 곳에서 시작한다. 그 작은 돌연변이가 지역의 기존의 것들과 융합하여 조화를 이루면, 그때 어려움을 극복하는 강력한 힘과 경쟁력이 발생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관점에서 지금은 우리 경남에 바르고 선한 돌연변이가 쉼없이 나타나도록 지원하고 격려하여 무질서도를 가장 증가시켜야 되는 산업과 학문 다양성 인정과 그를 바탕으로 하는 융합 생태계가 필요하다.

    이제원 (인제대 나노융합공학부 교수)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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