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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팁 문화 유감- 정봉기(경남KOTRA지원단장)

  • 기사입력 : 2018-07-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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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봉기 경남KOTRA지원단장

    필자가 해외주재원 시절 한국서 온 출장자들로부터 식당에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팁을 얼마나 줘야 하는지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에는 팁 문화가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에 한국서 온 출장자들이 낯설어한다.

    미국은 팁이 100% 의무적이라 보면 된다. 음식을 서빙하는 사람들은 거의 최저임금으로 고용되기 때문에 팁을 급여성으로 간주한다. 통상 음식값의 10~20%를 지불한다.

    유럽도 국가별로 조금씩 문화가 다른데 관광객이 붐비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대부분 팁을 기대한다. 통상 10% 정도가 관례이다.

    이탈리아의 경우는 10~15% 정도가 관례인데 주의할 점은 테이블보가 깔린 식탁이 있는 식당일 경우 인원수대로 자릿세(Coperto)를 붙인다.

    Coperto는 영어의 Covered에 해당하는 이탈리아어로 식탁을 테이블보로 덮었다는 뜻이다. 이를 봉사료인 줄 착각하고 팁을 안 주는 경우가 있어 웨이터와 서로 얼굴을 붉히는 경우가 간혹 있다.

    유럽 식당에서 팁 문화의 한 가지 공통점은 팁을 영수증 받침 접시나 폴더에 현금으로 조용히 내려놓는다는 것이다. 팁 받는 웨이터의 인격을 배려하는 행동이다.

    여름철 야외 카페에 손님이 나간 빈자리의 영수증 접시 위에 현금이 놓여 있는 것은 자연스런 풍경으로 지나가는 사람들도 관심 있게 지켜보는 이가 거의 없다.

    반면 우리나라의 팁 문화는 어떠한가? 일단 팁이 일반화되어 있지 않고 일부 고급식당이나 골프장 캐디에게 주는 것이 대부분인데 자기과시 성격이 짙다.

    고급식당에서 서빙하는 여성이나 주방장을 불러 모두가 보는 앞에 현금을 높이 들어 전달하며 술을 마시게 하는 경우를 가끔 본다. 또한 골프장 캐디에게는 소위 ‘버디 값’ 명목으로 게임 중간에 흥에 취해 팁을 주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팁에 진정 봉사에 대한 감사가 있을까?

    팁도 문화이다. 우리나라에도 품격 있는 팁 문화가 정착되었으면 좋겠다.

    정봉기

    경남KOTRA지원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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