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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여름바다와 바다의 반딧불- 이정태(경남도수산자원연구소 해양수산연구사)

  • 기사입력 : 2018-07-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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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일 폭염으로 전국이 찜통이다. 이 시기 바다에는 재미있는 생물이 대량으로 발생하는데 ‘바다의 반딧불’이라는 별명을 가진 야광충(Noctiluca scintillans)이 대표적이다.

    야광충은 전 세계 바다에 분포하며, 연중 존재하는 플랑크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수온이 증가하는 시기에 발생한다. 수온이 상승하고 바람이 고요해지면 대량으로 발생해 연안이나 폐쇄된 만에 나타난다.

    야광충은 물리적인 충격을 받으면 빛이 발생하는데 몸 안에 가지고 있는 효소 때문이며 ‘루시페린’이라는 물질이 생물발광(Bioluminescence)을 일으킨다. 돌이나 파도와 같은 충격이 가해지거나 야간에 배가 항해하게 되면 바닷물이 움직이게 되고 그 충격에 빛을 낸다. 색깔은 형광색이나 푸른색을 띠며 넓은 지역에서 동시에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 몽환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야광충을 현미경으로 보면 크기는 150~2000um 정도이며 흡사 사과 형상을 하고 있다. 큰 야광충은 눈으로도 쉽게 관찰되며, 둥근 모양이라 물고기 알로 착각하기도 한다. 작은 플랑크톤이지만 운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1개의 꼬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용돌이처럼 회전하면서 이동한다.

    야광충은 독성이 없고 양식장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기 때문에 대량 발생해도 피해는 적지만, 살아있는 플랑크톤이라 수중의 산소를 일시에 소모해 산소가 부족한 물 덩어리를 만들기도 하고, 다른 플랑크톤을 먹어치워 생태계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어류양식장에 많은 피해를 주는 코클로디니움이 발생하기 전 대량으로 발생하므로 코클로디니움 적조의 전조현상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야광충이 대량으로 발생할 때에는 그 띠의 폭이 수㎞에 이르기도 하고 색깔도 붉은색을 띠어 어업인들을 긴장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야간 바다작업 시 작은 어류의 위치를 파악할 때에 도움이 되기도 하며, 야간 항해 시 장애물 위치를 파악하는 데 유용하게 이용될 수도 있어서 꼭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다가왔다. 경남의 바다를 찾아 많은 추억을 만들길 권한다. 혹 야광충을 발견한다면 추억이 하나 더 생길 것이다. 시원한 밤바다의 반딧불 축제를 즐길 수 있는 행운이 함께 하기를 바라 본다.

    이 정 태

    경남도수산자원연구소 해양수산연구사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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