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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일포삼득론(一抛三得論)을 말한다- 권재도(목사)

  • 기사입력 : 2018-07-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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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시진핑 주석이 제시한 한반도 비핵화 용어 중에 ‘쌍중단(雙中斷)’이란 말이 있다. 북한 핵개발과 한미간 한반도 연합 군사훈련을 동시에 중단하자는 뜻이다. 이를 위한 프로세스를 동시에 가동하자는 게 ‘쌍궤병행(雙軌竝行)’이다.

    중국의 ‘쌍중단’과 ‘쌍궤병행’에 필적할 만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한반도 비핵화 전략은, 5월말까지만 해도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과, 철저하고(Complete) 검증 가능하며(Verifiable) 되돌릴 수 없는(Irreversible) 완전한 핵폐기(Dismantlement)를 뜻하는 ‘CVID 전략’이었다.

    그러다가 6월 1일 트럼프의 ‘CVID 용어 사용 자제’ 언급 및 6·12 싱가포르 북미회담,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3차 방북을 계기로 CVID란 용어 대신에 ‘FFVD(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 최종적이고 완전하며 검증가능한 비핵화) 전략’으로 바뀌게 된다.

    하지만 트럼프의 한반도 비핵화 전략은 이른바 ‘강온전략’과 ‘전략적 비인내(Strategic Impatience)’로 설명하는 게 더 빠를 듯하다. ‘강온전략’은 한 손엔 경제발전과 체제보장이라는 당근을, 다른 한 손에는 핵폐기라는 채찍을 동시에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또 ‘전략적 비인내’는 미국이 충분한 준비 없이 북미협상에 뛰어들곤 하는 바람에 오히려 비핵화가 복잡하게 꼬인 것을 말한다.

    여기에 반해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비핵화 전략은 익히 알려진 대로 ‘한반도 운전자론’으로 대표된다. 이는 한반도 문제는 당사국인 남북한이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아가자는 개념이다.

    앞서 살펴본 한국·미국·중국 정상들의 한반도 정책을 심층분석한 끝에 필자가 제안하는 정책이 하나 있다. 바로 ‘일포삼득(一抛三得)’ 이론이다. ‘일포삼득’이란 ‘한 개를 포기하면 세 개를 얻는다’는 뜻이다. 즉 북한 김정은이 핵무기 한 개를 포기하기만 하면 체제안정과 경제개발, 그리고 노벨평화상 공동수상의 ‘세 가지 선물’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이 세 가지 선물 중 어느 하나라도 미국이 절대보장을 해준다는 장담은 할 수 없다. 그러나 미·중 간에, 한·일 간에 적어도 일정 약속은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약속은 1993년 이스라엘 라빈 총리와 팔레스타인 해방기구 (PLO) 아라파트 의장 간에 맺은 ‘오슬로 협정(Oslo Accords)’ 및 이듬해 12월 이·팔 양국 정상의 노벨평화상 공동수상 선례를 근거로 보장하면 된다.

    이 대안이야말로 시진핑이 제시한 ‘쌍중단’ 및 ‘쌍궤병행’ 이론을 능가하고, CVID에서 출발했다가 FFVD를 거쳐 ‘전략적 비인내’에서 갈길을 잃어버린 트럼프의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에 새로운 길을 제시해 주며,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 논란을 조기에 불식시킬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 중 하나라고 자평한다.

    권 재 도

    목사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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