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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칼럼] 수주산업, 영업 그리고 수주(受注)- 김종도(삼강엠앤티 부회장)

  • 기사입력 : 2018-07-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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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는 1980년부터 자본자유화와 금융시장 개방이 추진된 이래 세 번에 걸쳐 경제위기를 겪었다. 그 첫 번째가 1988년 전후의 뉴욕증시 폭락과 버블경제의 붕괴로 인한 경기침체, 두 번째가 1998년 외환위기이고 세 번째가 2008년 미국금융시장으로부터 파급된 글로벌 금융위기였다. 그리고 경제위기 10년 주기설의 네 번째인 2018년을 보내고 있다.

    최근 제조업의 공장가동률이 70%를 밑돌고, 조선업 종사인원이 지난 3년 사이에 33%나 줄고, 작년 해외건설 수주액이 290억달러로 3년 전의 반(半)도 되지 못하는 등의 불황으로 해당 산업이 어려움에 봉착하면서 실업자가 112만이라는 경기침체 국면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경제상황이 어려워진 직접적인 원인은 수주부진으로 진단할 수가 있다.

    수주산업은 시장상황에 따라 계획생산을 하는 시황산업과 달리 수주가 되지 못하면 생산은 시작조차 못하는 것이다. 또한 입찰에서 수주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며 영업에 들어가는 비용이 막대하고 진입장벽도 높아 몇몇 글로벌 기업을 제외하고는 입찰자격조차 얻기가 어렵다. 이러한 환경에서 어떻게 영업력을 향상해 수주를 해낼 것인가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는 조직 내외에서 최고의 인재를 발탁해 영업을 책임지게 하고 상응하는 재량과 의사결정권을 줘야 한다. 세상에 없던 제품, 누구도 하지 못했던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 것은 도전과 혁신 없이는 이룰 수가 없다. 성공 확률이 25%이면 4번 도전해 이번은 성공하겠다는 신념이 있어야 한다. 자기 분야에 대한 전문가가 돼야 함은 물론 진실하고 성실하며 절실한 자세와 견인불발(堅忍不拔)의 신념으로 사명을 완수해야 한다.

    둘째, 수주영업은 공산품을 고객에게 판매하는 세일즈가 아니라 클라이언트가 프로젝트를 발주하게 하는 마케팅이다. 즉 파는 것이 아니라 주문하게 하는 것이 영업이다. 따라서 발주 이전인 사업계획 단계부터 선제적 영업활동이 이뤄져야 하며, 주문대로 상품을 공급한다는 차원을 넘어 발주처의 니즈를 파악해 토털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인식을 해야 한다.

    셋째, 선택과 집중이다. 수주가 부진할수록 잘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해 집중해야 한다.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영업비용은 물론 초기투자도 큰 부담이므로 한정된 영업력과 경영자원을 가장 효과적으로 배분해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넷째는 파트너링과 네트워크이다. 대단위 공사에서는 파트너는 물론 경쟁사와도 연합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도 할 수 있다가 아니라 누가 하는 것이 최적인지에 따라 전략적 제휴가 필요하다. 고객이든 제휴 파트너든 의사결정권자 간의 네트워킹은 필수이며 이는 영속성이 있는 신뢰관계에서만 가능하다. 수주전략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가격정책이다. 경쟁력을 바탕으로 원가를 산정하고 이에 적정 이익률을 고려하는 일반적인 방법, 고정비를 차감한 공헌이익 개념을 감안한 정책, 시나리오별 상대의 예상가격에 대한 전략적 대응방안 등이 강구돼야 한다. 수주를 목표로 적자를 감수하는 것은 지양돼야 하지만,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수주하는 요행을 바랄 수는 없다.

    1970년 농업종사 인구가 총인구의 반인 1400만명에서 40년 만에 300만명으로 줄어든 대신 제조업 종사 인구가 1000만명인 산업사회로 발전한 것은 수주산업에서의 성공이 바탕이 됐다 할 수 있다. 도전과 혁신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유능한 영업인이 수주전선에 나서고 정부당국과 금융권의 지원으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우리 제조업은 어떤 위기라도 극복할 저력이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한국경제위기 10년 주기설은 근거 없음이 증명됐으면 한다.

    김종도 (삼강엠앤티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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