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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자고 나니 부산이 디비졌다?- 김한근(부산본부장)

  • 기사입력 : 2018-07-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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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는 끝났고, 경·부·울(동남권) 지역의 지방권력이 교체됐다. 선거 기간에 수많은 공약들과 말이 쏟아졌고, 선거가 끝나자 말들은 썰물처럼 사라졌다. 말들의 잔치도 끝났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민선 7기 공식 임기에 들어갔다. ‘시민이 행복한 동북아 해양수도’라는 슬로건으로 오거돈호가 본격 출범했다. 4수 도전 끝에 마침내 시정에 봉사할 기회에 오 시장 스스로 감회와 각오가 남다를 것이다.

    부산시민들도 23년 만에 교체된 지방권력에 거는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클 수밖에 없는데, 시장의 취임을 축하하면서도 부산이 처한 현실을 감안할 때는 마냥 박수만 보낼 수 없는 형편이다. 시민행복시대를 열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시민 안전이라고 강조하면서 부산의 원전과 식수 문제 등이 산적해 있어 여타 도시보다 취약하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오 시장이 시민들에게서 제안받은 시정명령 제1호가 ‘안전도시 부산’이라는 게 그 증표이다.

    부산에 화급한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선거 때 공약으로 내걸었던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과 도무지 회복 기미가 안 보이는 지역경제와 청년실업, 저출산 고령화 등 해묵고도 어려운 과제들이 오 시장 앞에 놓여 있다.

    부산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완전히 뒤집어졌다. 역사적인 남북·북미 정상회담과 한반도 해빙 무드라는 초대형 이슈 속에 자유한국당은 장렬하게 궤멸했고, 민심은 과거 정치권력을 심판하고 변화를 택했다.

    제8대 부산시의회 전반기를 이끌어 갈 의장단도 정해졌다. 시의회 전체 47석 중 41석을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했다.

    시의회는 종전의 행태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 감시와 견제뿐 아니라 민생과 지역 발전 등에 대한 정책적 대안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23년 만에 지방권력을 바꿔준 민심에 부응하는 길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민심이 얼마나 무서운지 새삼 일깨워줬다. 민심의 거대한 물결에 역행하면 어느 정당이든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에서 민주당이 역대 최대 압승을 거둔 것은 개인 실력이나 능력이라기보다 새로운 변화를 바라는 시민들의 기대가 반영된 결과이다. 민주당 단체장과 의원들은 겸손한 자세로 공약 이행에 전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그것이 역풍을 맞지 않고 민심을 받드는 길이다.

    오 시장은 오랜 관료 경험 등을 통해 누구보다도 부산을 잘 알고 있을 터이다. 4년 뒤 ‘시민이 행복한 부산’이라는 슬로건이 빈말이 아니었다는 점을 입증하며 성공한 시장이 되길 바란다.

    김한근 (부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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